> 기획연재 > 거리자체가 박물관, 우수영 특화거리 만들자
허름한 달동네 골목길…문화를 입히니 명소가 됐다
김유성 기자  |  5340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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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17  09: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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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통영시의 동피랑(사진 위)과 부산 흰여울마을은 허름한 달동네였지만 문화가 있고 사람 냄새가 나는 공간 구성으로 전국 관광객들이 찾는 문화명소가 됐다.

문화가 힘이다 -경남 통영 동피랑
르네상스를 꿈꾸다 -부산 흰여울

 

건물 철거가 전부는 아니다
새로운 건물도 대안이 아니다

경남 통영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표적인 항구도시이며 새롭게 도약하는 문화도시다. 또 통영은 음악가 윤이상, 소설가 박경리, 시인 김춘수 등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을 배출한 지역이자, 이순신 장군이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동포루가 있던 곳이다. 특히 동쪽 관문인 통영항은 미항으로 손꼽히며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고 있다.


이곳에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바로 ‘동피랑 벽화마을’이다.
본격적인 벽화가 들어서기 전 동피랑 마을은 작고 허름한 달동네였다. 2007년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통제영 동포루 공원을 조성키 위해 마을전체가 철거예정지로 지정돼, 정든 마을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이 아픔으로 잠 못 이루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민단체인 ‘푸른 통영 21’의 ‘동피랑 색칠하기-전국벽화공모전’으로 전국의 작가들이 통영으로 몰려들었다. 시민들과 작가들의 노력으로 동피랑은 철거없이 보존할 수 있었고 지금은 하루 3000여명에 이러는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시작한 사업이 관광객들이 몰리는 명소로 전환하자 통영시는 재개발계획을 철회하고 동피랑 마을을 지원키 시작했다. 통영시는 2년마다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벽화 비엔날레’ 행사를 개최 수많은 작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유명작가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벽화는 단순 낙서의 개념을 뛰어넘어 하나의 예술로 자리하고 있다. 작품 수준도 갈수록 높아져 관광객은 물론 미술 관계자들까지도 감탄할 정도로 벽화는 동피랑 만에 자랑거리다. 또한 연이은 방문에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벽화는 계속해 변화하고 새롭게 생산되고 소멸하길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폭발적인 인기에 주민도 행정도 어려움이 따랐다.
처음 의도와는 달리, 관광객으로 인한 소음문제, 쓰레기 투기, 사생활침해 등 주민들의 불편함이 발생하자 주민과 행정간의 마찰도 빈번해졌다. 이에 통영시는 주민들이 불편을 감수한 만큼 수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교육을 실시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동피랑 명물인 ‘할매 바리스타’를 시작으로 말린 고구마를 끓인 달달한 배때기죽, 식혜와 미숫가루, 동피랑구판장, 동피랑 점방, 동피랑 갤러리 등이다. 통영시는 통피랑 마을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새로운 운영전략과 상품개발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의 허름했던 바닷가 작은 마을, 이제는 수준 높은 예술과 진솔한 삶이 버무려진 특화된 골목문화를 형성하며 벽화를 대표하는 마을로 자리매김했다.

‘부산의 산토리니’

   
 

부산 영도 해변 절개지 위에 자리한 흰여울 마을. 슬레이트지붕과 푸른색 건물, 좁디좁아 한 사람 겨우 지날 수 있는 골목에 수십 채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자리하고 있다.
흰여울길은 약 1.3㎞ 정도의 길이로, 천천히 걸어도 30~40분, 언덕 아래 해안산책로 직선거리로는 10분도 채 되지 않는 850m에 불과하다.
바닷가 평범한 동네인 듯 보이는 이 거리가 왜 이토록 인기가 있을까.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면 그 해답을 금방 찾을 수 있다.
주민들의 평범한 삶과 그들이 바라보는 풍경, 여기에 곳곳에 따뜻한 이야기들, 이 모든 것이 사라진 것들이며 동시에 현시대가 가장 그리워하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흰여울마을 안쪽은 좁게 구비지는 골목을 따라 소박하게 꾸며진 화단이 자리하고 바닷바람에 너울거리는 빨래들, 낡은 운동기구, 졸랑졸랑 주인을 뒤따르는 고양이들, 낡은 이발소 등을 볼 수 있다. 이 골목들은 마치 1980년대로 회귀한 듯한 느낌을 준다. 관광객들은 시간을 거스른 공간에서 너무도 평범한 주민들의 일상을 통해 과거에 대한 동경을 하게 된다. 여기에 골목 사이사이로 내 비치는 바다의 절경은 매우 아름답다.


흰여울마을이 본격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1년, 버려지다시피 한 폐·공가에 7팀의 작가가 입주했고 거기에 레스토랑, 게스트 하우스, 호프, 도서관, 작가쉼터 등도 연달아 생겨났다.
젊은 작가의 유입이 ‘슬럼가’로 전락하던 마을을 점차 ‘문화마을’로 명성을 쌓는데 초석이 된 것이다.
흰여울마을은 대중매체를 통해 더욱 성장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과 ‘변호인’이 연달아 히트하면서 마을이 더욱 알려졌고 영도대교의 개통과 맞물려 주변 관광지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덩달아 잦아졌다.


흰여울마을은 기존의 특화거리를 만들던 방식이 하드웨어를 통째로 심어주는 것이라면 이제는 각 마을들에서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활성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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