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거리자체가 박물관, 우수영 특화거리 만들자
요즘 관광 트렌드…사람이 살고 있는 거리가 주목 받는다
김유성 기자  |  5340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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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01  09: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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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의 관광 및 문화 트렌드는 거리이다. 그것도 사람이 살고 있는 집들 사이의 거리를 특화시키는 일이다. 우수영 거리는 조선시대와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곳으로 풍부한 문화를 담은 특화거리가 가능한 곳이다.(사진 위 통영 동피랑 마을, 아래 우수영 거리)

성공한 특화거리엔 대형관광건물 아예 없다
관광객들, 거닐면서 즐기고 체험하는 거리 선호

해남군의 시설 위주의 관광정책은 지금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녹색미로공원을 비롯해 땅끝순례문학관, 땅끝탑 등은 내용물 없이 시설만 덜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례이다. 현재 우수영에도 전시관이 새로 지어지고 있다. 우수영 마을에는 충무사 이전 공사가 한창이다. 자칫 우수영에 들어서는 건물들도 내용물 없이 시설만 건립될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의 관광 및 문화 트렌드는 거리이다. 그것도 사람이 살고 있는 집들 사이의 거리를 특화시키는 일이다. 대형 관광건물이 아닌 사람이 숨쉬고 사는 동네 거리가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고 이러한 거리의 특징은 예술인과 지역민들이 만들어 간다는 점이다. 행정의 일방적인 시설투자나 계획이 아닌 행정은 지원만 하고 내용은 주민들이 채워가는 형식이다.


우수영 거리는 조선시대와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지역으로 문화 인프라 창출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곳이다.
골목에는 아직도 일점 강점기시대 건물이 늘어서 있고 법정스님의 생가터도 존재한다. 또 명량대첩지, 일본 가옥, 수군 우물터, 해남 최초 개신교회인 우수영교회 등이 일대에 위치한다. 우수영은 전국 수영 중 유일하게 성과 바다가 연결돼 있고 무형문화재인 강강술래와 부녀농요, 최근 복원된 용잽이놀이 전통 민속 문화도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잠재적 컨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우수영은 통영과 전라 여수, 충청 보령 등에 반해 1970년대 이후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주민들의 노령화와 인구수 감소에 활기 또한 점차 잃어가고 있다.

   
 

현재 해남군과 문내면에서는 우수영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해남군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2015 마을미술프로젝트’ 공모 사업에 선정돼 5억원을 지원 받아 우수영 영내 마을 10곳과 근대거리의 점포를 되살리는 마을미술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명량대첩 공원 뒤편에 있던 충무사 이전 공사도 한창 진행 중이다. 주민들도 우수영 일대를 수군민속촌으로 조성해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각각의 움직임이 어떤 그림으로 우수영에 집약돼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
전국 성공 특화거리인 부산 흰여울 마을과 통영 동피랑, 순천의 낙안읍성의 공통점은 마을 전체를 아우르는 계획 아래 차근차근 밑그림을 그려나가면서 지역이 지닌 장점을 뚜렷하게 부각시켰다는 점이다. 또 지자체는 공간 활성화를 위한 하드웨어를 적극 제공해 주민참여도를 높이고 외부 문화인재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문화소비형태가 과거 수백 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지은 대형 박물관형태의 인위적 컨텐츠에서 이젠 주민들과 어울리며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시선이 바뀌고 있다.
통영 동피랑 마을의 경우 벽화라는 단순한 소재를 극대화해 성공한 경우다. 거리벽화는 흔하고 흔한 소재이다. 하지만 동피랑은 전국의 유명작가들의 참여를 대폭 이끌어내면서 단순벽화 이상의 작품들로 매년 거리를 채워가고 있다. 이렇다 보니 마을 주민들의 컨텐츠 생산도 자발적으로 일어났다. 이렇게 발돋음 한 동피랑마을에서 지자체의 역할은 새로운 건물, 막대한 예산투자가 아닌 주민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두는 것이다. 통영시는 주민들 간 이해관계에서 오는 마찰을 최소화시키고 관람객을 위한 자그마한 편의시설 마련, 그리고 인위적인 공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제주도 이중섭거리가 전국 수 백명의 예술인들을 불러들이며 대표적인 특화거리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무엇을 노력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현재는 700여명의 작가들이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특화거리를 함께 만들고 있다.
그러나 시작은 서귀포 서귀동에 거주하던 작은 미술모임에서 시작됐다. 세계적으로 독창성을 인정받은 이중섭이라는 당대의 화가가 창작활동을 펼쳤던 공간, 그 정신적인 공유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스토리텔링이 만들어 진 것이다. 잔잔한 연못에 던져진 작은 돌이 큰 파장으로 공간을 매우 듯, 서귀포시는 예술가들의 편의를 위해 작은 판매부스를 만들고 거리 정화에 행정력을 집중한 결과 현재의 이중섭 거리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해남 우수영 일대는 문화유산이 풍부한 지역으로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형태의 특화거리로 발전 할 수 있는 충분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칫 행정력이 문화유산의 복원에만 집중되고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예산낭비로 끝날 수 있다.
성공적인 우수영 특화거리를 위해서는 주민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고민과 함께 우수영이라는 전체 공간을 대표할 수 있는 확실한 컨셉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못한 행정은 지속적일 수 없고 주민참여가 모색되지 않는 특화거리는 죽은 공간이 된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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