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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학관 트렌드…건축물에도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조아름 기자  |  5340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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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9  10: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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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 신동엽문학관은 시인의 작품과 생애, 숨 쉬었던 분위기, 시인과 사색의 내용을 교감할 수 있도록 건물 이상의 의미를 건축물에 담으려 노력했다.

부여 신동엽 문학관, 보성 태백산맥 문학관
작가의 사상과 작품 내용을 건축물에 담아내

해남군의 시설 중심 관광정책은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지 않는 이물적인 문학관을 탄생시켰다. 64억을 들여 조성한 땅끝순례문학관 건물은 공간의 질보단 규모를 우선으로 크게 지어졌다. 이야기가 없는 건물, 전시물 없는 문학관이 탄생했다는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들리는 이유이다.
현재의 추세는 도시계획, 경관디자인, 건축 등 모든 분야에서 ‘스토리텔링’이 강조된다. 세워진 건물에 어떤 이야기가 담겼느냐에 따라 관광객들이 느끼는 감동도 배가 된다.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난 문학관들 중 차별화 된 문학관은 건물부터 다르다. 건축하는 과정부터 문학관에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신동엽문학관과 태백산맥문학관을 꼽을 수 있다.


부여 신동엽문학관은 건축가 승효상 씨가 설계해 건축물 자체에서도 많은 화제가 됐던 문학관이다.
부여군은 신동엽 시인 생가 뒤편 2026㎡의 터에 36억원을 들여 2009년 착공해 2013년 5월 문학관을 개관했다. 문학관은 연면적 800m² 규모로 지상 1층, 지하 1층과 옥상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문학관 앞쪽엔 파란색 기와를 얹은 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원래 초가집이었지만 1985년 복원하면서 기와를 얹었다.
문학관 앞마당에는 시인의 대표 시 구절들을 깃발처럼 형상화한 임옥상 씨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또 문학관 초입에는 만년필을 힘껏 움켜쥔 시인의 흉상이 있다. 이는 조각가 심정수 씨가 문학단체, 문인, 문학 애호가로부터 성금 2000만원 모아 제작한 것이다.


신동엽문학관은 건축 자체가 새로운 예술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페인트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내부 벽면을 구성하고 있는 철판이나 수장고의 철문에는 녹이 보인다. 또한 외관엔 시멘트가 그대로 드러나 있지만 그 자체로 건물은 완성된 것이다.
문학관 옥상에는 시인의 시어를 연상할 수 있도록 꽃과 나무가 심어진 언덕과 옥상정원이 연결돼 있다. 특히 비가 올 때 옥상에서부터 흐르는 물줄기는 시인이 살아생전 즐겨 찾았던 산과 계곡을 형상화하고 있다. 옥상의 공간은 동선이 전시실 내부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신동엽문학관 설계를 맡은 승효상 씨는 설계과정에서 시인의 작품, 생애, 주변 환경, 숨 쉬었던 분위기, 그런 공간에서 어떤 생각했는지 사색의 내용을 교감할 수 있도록 건물 이상의 의미를 건축물에 담으려 노력했다.
신동엽문학관은 건축적으로도 완성도가 높고 새로운 설계 시도가 돋보여 건축 관련 학도들도 많이 찾고 있다. 또 생가와 문학관이 연결돼 있어 방문객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 보성 태백산맥문학관은 소설 태백산맥이 땅속에 묻혀있던 역사 진실을 세상에 드러낸 주제의식을 형상화하기 위해 산자락을 파내 특이하게 설계된 건축물이다.

보성 태백산맥문학관은 소설 태백산맥이 땅속에 묻혀있던 역사 진실을 세상에 드러냈던 것처럼, 소설의 주제의식을 형상화하기 위해 산자락을 파내 특이하게 설계된 건축물이다. 조정래 작가의 제의로 문학관 건축을 맡은 김원 건축가는 본격적인 설계에 앞서 왜 태백산맥을 썼을까 하는 본질적 물음을 내면에 던졌다. 그 속에서 ‘역사의 갈등과 아픔을 해원의 굿판으로 풀고 싶은 의지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나름의 답을 내렸고, 건축에도 작가의 의도와 작품 속의 아픔 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문학관은 소설의 첫 장면 무대인 무당의 딸 소화네 집 옆에 자리 잡았다. 조정래 작가는 제석산을 배경으로 문학관이 있는 곳이 소설 태백산맥이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학관은 소설 태백산맥을 건축으로도 말하고 있다. 묻혀 있던 역사를 들춰내어 우리 민족에서 지나간 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한 소설의 의미를 담아 건물을 땅에 묻고 조망 탑을 세웠다. 소설이 그려낸 분단의 아픔은 산의 등줄기를 잘라내는 아픔에 빗대어 표현했다.
건축가가 산자락을 잘라내는 행동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문학관이 우리의 아픈 이야기가 묻혀있던 땅 속에 있어야 했다. 등줄기가 잘라지는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땅을 파내려가 만든 토목 옹벽은 건축물의 벽이 됐다.

   
 

여기에 이종삼 화백은 소설을 통해 밝힌 작가의 염원, 우리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벽화로 나타냈다.
문학관 1층은 전체적으로 무덤을 상징하고 있다. 1층은 지하의 억울한 영혼을 위로하고 있으며, 건물의 옥상은 해원굿의 무대다. 문학관에서 치유와 화해의 대동놀이가 펼쳐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건축된 것이다.
태백산맥문학관은 소설에 담긴 뜻을 건축물에 살려내 역사에 남을 문학관을 탄생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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