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남우리신문이 마련한 ‘산골 할머니 도서관 그리고 할머니 신문 발간’ 사업의 대미를 장식한 ‘할머니 옛 이야기 한마당’에 출연한 마을 대표 할머니들이 옛 이야기를 재미있게 구성해 들려주고 있다.(계곡 장소리)

[제1회 할머니 옛 이야기 한마당]

질로잘한상 ‘읍 고도리’ 수상
6개마을 경합, 우리신문 마련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옛 이야기, 이날은 온전히 할머니들이 주인공이었다.
해남우리신문이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진행한 ‘산골 할머니 도서관 그리고 할머니 신문 발간’ 사업의 대미를 장식한 ‘할머니 옛 이야기 한마당’이 지난 13일 문화예술회관 다목적실에서 열렸다.
옛 이야기 한마당에는 해남읍 고도, 옥천면 백호, 팔산, 청신, 계곡면 장소, 황죽 등 6개 마을 할머니들이 팀을 이뤄 참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6개 마을 전 주민과 아들, 딸, 손주 등 300여명이 참가했다.
식전행사로는 지난 10개월 동안 산골 할머니 도서관과 할머니 신문 발간 과정을 담은 5분짜리 동영상 상영에 이어 해남읍 고도리 할머니들의 강강술래 공연이 펼쳐졌다. 고도리 강강술래는 어르신들이 20년 전 해남읍 대표로 대회에 출전하며 익혔던 것을 한국무용가 김영자 씨의 지도를 받아 살려낸 것이다.

▲ 옥천 팔산리

첫 번째 이야기 무대는 옥천 팔산마을의 ‘닐리리 방귀’, 박재심(68) 할머니가 책을 읽고 4명의 할머니가 추임새로 흥을 돋았다.
이어서 옥천 백호마을은 윤경자(72) 할머니가 ‘눈 다래끼 팔아요’를 실감나는 구연으로, 윤남례(84) 할머니가 ‘조선 제일 바보의 공부’를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들려줬다. 
윤경자 할머니는 책을 읽은 후 “이렇게 멋진 이야기 한마당에 참석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라며 멋진 인사말을 전해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세 번째로 등장한 계곡 장소마을은 23명이 무대에 올랐다. 신석천 이장의 ‘도깨비가 준 선물’이라는 구연에 나머지 할머니들은 동작과 추임새를 넣었다. 이어 장소리 어르신들은 ‘사랑타령’과 ‘짠짜라’ 노래에 맞춰 신나는 댄스를 췄다. 
신나는 무대에 이어 옥천 청신마을 할머니들. 청신마을은 ‘방귀쟁이 며느리’를 5명의 할머니들이 대목을 나눠 읽고 추임새를 넣었다. 재미난 방귀 이야기에 추임새까지 더해지니 관객석 여기저기에서 웃음이 터졌다.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기종순(77) 할머니는 “참말로 재밌다. 진즉에 한다고 할 것을”이라며 소감을 말했다.
이어 계곡 황죽마을의 무대. 황죽마을은 이날 참가자 중 가장 노령인 김유순(99) 할머니와 김영철 이장이 무대를 꾸몄다. 김영철 이장이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목 대목에 김유순 할머니가 우렁찬 수탉 우는 소리를 내 노익장을 과시했다. 

▲ 읍 고도리

마지막 출연 마을인 해남읍 고도마을 할머니들은 ‘똥벼락’ 이야기를 마당극으로 꾸몄다.
배역에는 ‘돌쇠 아버지’ 홍창단(73), ‘돌쇠 어머니’는 박정심(80), ‘돌쇠’는 맹안순(80), ‘도깨비’는 임영기(82), ‘김부자’는 강영순(89) 할머니가 맡았고 해설은 이금순 이장이 맡았다.
완벽한 의상과 소품에 홍창단 할머니의 능청스러운 ‘돌쇠 아버지’ 연기가 마당극의 관전 포인트였다.
객석의 고도리 할머니들도 “세상 모든 똥들은 김 부자네 집으로 쏟아져라”하는 대목에선 함께 신문지 뭉치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했다. 
6개 마을의 한마당 공연이 끝나고 심사하는 동안, 자원봉사자 댄스팀인 ‘줌마시대’의 특별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대상인 ‘질로 좋은 상’은 해남읍 고도마을이 수상했다. 고도마을에는 상금 20만원과 부상으로 쌀 20kg, 꿀, 안경상품권 등이 수여됐다. 이어 ‘영판 오진 상’에는 옥천 팔산마을, ‘은빛 행복상’에는 옥천 백호마을, ‘여간 좋은 상’에는 계곡 장소마을, ‘징하게 잘한 상’은 옥천 청신마을, ‘솔찬히 잘한 상’은 계곡 황죽마을이 받았다. 
이어 할머니 도서관 운영과 대회 준비 과정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강영심, 신귀영, 마지영, 공남임, 이미향, 조선미, 김미화 강사에게 감사장이 수여됐다.

▲ 관객석

한편 이날 참가한 각 마을 할머니들은 내년에도 제2회 행사를 열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할머니 옛 이야기 한마당 이후 할머니들을 초빙하겠다는 초등학교와 방과후 교실도 등장했다. 이는 할머니들과 어린 유치원생 및 초등 저학년과의 소통의 자리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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