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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했는데 그 아가씨 이름을 모른다. 그런 만큼 더 그립고 아른거린다. 출산 경험이 없다는 그녀, 누군가 어려운 한자를 빌어 미경산우(未經産牛)라 부르던데 너무 낯설다. 이에 공개적인 작명 공모까지 했건만 성(性)의 경계에 놓여 결국 해남지명을 따 ‘땅끝한우’라 부르기로 했단다. 부드러운 육질과 뛰어난 풍미로 최근 고급육 한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경산 한우. 첫눈에 반한 아가씨였다.해남은 전국에서 많은 암소를 사육하는 고장이다. 이러한 특징을 한껏 살려 미경산 한우 중 가장 고품질의 한우고기만을 내놓고 있다. 땅끝한우는 과
해남8미에 깃든 이야기
박영자 기자
2025.11.2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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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어느날, 해남사람들이 밤에 몰래 몰려가 황칠나무를 몽땅 베어 버렸다. 존재해서는 안될 나무.중국을 최초 통일한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겠다며 8명의 신선을 동쪽 땅으로 보내니, 도착한 곳이 ‘천국의 문'이란 뜻의 ‘海南(하이난)’이었다. 징기스칸도 찾아 나섰다는 황칠. 이젠 조선 조정에서까지 황칠 납품을 요구하니 황칠나무는 해남 사람들에겐 고난의 불로장생이요,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악목(惡木)', 즉 악한 나무였다. 간 건강을 수호하고, 뇌 기능을 깨우고, 뼈를 튼튼하게 하고, 혈액을 개선하고, 염증을 조절하고, 암세포의
해남8미에 깃든 이야기
이성구 시민기자
2025.11.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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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대흥사 금당천 바위에 조용히 앉아 수행하는 호랑이, 영락없는 좌부좌상이요, 묵언수행이자 움직임 없는 면벽수행이다. 숱한 수행을 해온 스님이라지만 꼬리를 물속에 살짝 집어넣고 하는 수행은 처음 본지라 보고 또 봐도 방정맞고 해괴하다.꼬리를 물에 넣고 조용히 앉아 있으면 줄줄이 꼬리를 물고 나오는 가재들, 산짐승의 맛에 비할까마는, 호랑이의 해괴한 수행은 밤낮으로 이어졌고. 꼬리가 길면 잡힌다더니, 꼬리도 결코 길지 않은 호랑이의 해괴한 수행은 결국 스님의 눈에 띄고 말았다. 부처님 도량에서 살생이라니, 노발대발 스님은 도저히 용
해남8미에 깃든 이야기
박영자 기자
2025.11.10 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