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김재옥·박필숙 부부, 새마을부녀회 활동 솔선수범

김재옥·박필숙 부부는 30년 넘게 봉사라는 길 위를 나란히 걷고 있다.
김재옥·박필숙 부부는 30년 넘게 봉사라는 길 위를 나란히 걷고 있다.

 

 “봉사는 마음이 우러나야 하는 거잖아요. 누가 하라 해서 하는 게 아니지요.”
현산면 공북리에 사는 김재옥(61)·박필숙(57) 부부는 30년 넘게 봉사라는 길 위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결혼생활이 길어지는 만큼 부부의 봉사 경력도 길어지고 있다. 
타고 나길 봉사 마음을 갖고 태어났는지, 부부는 같이 봉사를 해야 마음이 편하단다. 
남편 김재옥씨는 1990년대 초 현산면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했고, 아내 박필숙씨는 2000년부터 적십자 활동을 하다가, 2008년 현산면 여성의용소방대 창단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박씨는 “남편이 먼저 소방대 일을 하면서 김밥 싸주고 물이며 차를 갖다 주다 보니, 우리도 이왕이면 봉사를 해보자며 여성의용소방대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부부의 봉사는 그렇게 시작돼 30년 넘게 함께 봉사를 해왔다. 일도 봉사도 함께 해야 더욱 좋다는 부부는 남을 위한 봉사를 기꺼이 당연한 일로 여긴다. 봉사 현장에서 두 사람은 늘 함께다. 
박필숙 회장은 “남편이 싫다고 하면 나도 못 했을 거다. 그런데 신랑이 나보다 더 좋아하니까 가능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박필숙씨는 해남군 새마을부녀회 군회장 2년 차다. 면회장을 할 때보다 맡은 책임도 커져 주 3일은 봉사 일정이 이어진다. 노인의 날 행사, 청년연대 방충망 교체 지원봉사, 노인대학 급식봉사, 염색 봉사, 환경정화 활동까지. 행사가 많은 10월에는 더욱 쉴 틈이 없다. 
새마을부녀회 행사면 남편 김씨가 차로 물건을 실어주고, 박 회장이 봉사 현장에 나가면 늘 옆에서 함께 땀을 흘린다. 
박필숙씨는 “신랑이 이렇게 협조적으로 도와주는 회장은 나밖에 없다고 부러워 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남편 김씨는 현산면 의용소방대 소방대장으로 3년을 역임한 뒤 올해 임기를 마치고 새마을협의회에 합류했다. 
김씨는 “이제 대장 임기는 끝났지만 봉사는 끝이 없다. 아내가 회장이기 때문에 새마을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돕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올해만 해도 무안, 진도, 문내 등지의 수해복구 현장을 수차례 다녀왔다. 양파즙 공장에서 박스가 다 터졌을 때, 하루종일 양파즙 팩을 닦고 하나하나 말려서 다시 포장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봉사엔 땀과 눈물이 함께한다. 지난 여름 수해복구 현장에서 만난 어르신들을 떠올리면 여전히 눈시울이 붉어진다. 
박씨는 “평생 쓰던 그릇이며 살림살이를 버려야 할 때 어르신들이 집 귀퉁이에 앉아 울고 계셨다. 최대한 닦아 말려서 ‘다시 써도 돼요’하고 놔드렸는데 마음이 참 아팠다”고 말했다.
남편 김재옥씨도 “홍수 나면 어르신들이 너무나 속상해하신다. 우리는 불 끄거나 현장을 정리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뒤의 마음을 닦아주는 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전히 농사도 짓는다. 고추, 배추, 벼농사를 병행하면서 봉사 일정을 맞추기 위해 수확 시기를 조절한다. 
부부는 “봉사 일정이 잡히면 미리 고추를 따고, 최대한 일정을 맞춰서 나간다. 봉사는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으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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