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한 사립 여자고등학교 교장이 학교 강당에서 전교생을 상대로 108배를 하며 사죄한 내용이 언론보도를 탔다. 학교교사가 동료교사와 짜고 같은 학교에 다니는 딸의 성적을 조작한 사건과 관련해 사과한 것이다. 솔직한 사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위 자체를 내던지고 한 사과는 상대방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
옥천농협의 구곡을 신곡과 혼합한 쌀 유통은 지역사회에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해남쌀 이미지 및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옥천농협이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재 옥천농협이 해야 할 일은 해남군민에게 사죄하는 것이다. 군청 앞 군민광장도 좋고 농협 앞도 좋고 전 직원이 석고대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솔직하게 잘못을 빌고 도와달라고 호소해야 한다.
옥천농협과 관련한 이야기는 일파만파 회자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농협 당사자들 말고는 알지 못한다. 만약 농협 당사자들만 문제를 알고 있다면 향후 문제도 당사자들이 풀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사안이 너무 크다. 해남쌀의 이미지를 되찾기 위해서는 농협도 조합원도 행정도 나서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 우선이다.
옥천농협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전 군민이 관심을 갖는 것은 옥천농협이 대한민국 쌀 브랜드의 대명사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해남군민의 자랑이었고 긍지였다. 특히 한눈에 반한 쌀은 해남쌀의 이미지를 동반 성장시키는데 큰 몫을 했다. 따라서 옥천농협의 이번 사건은 옥천농협만의 문제가 아니며 해남 전체의 문제이다.
옥천농협은 패닉 상태이다. 그러나 패닉 상태를 벗어나는 길은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그 노력은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물론 옥천농협은 조합원들에게 사과성 문건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조합원들과 군민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약하다. 아니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처사다.
향후 있을 조합장 선거로 뒤숭숭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조합장이 온다고 해서 지금의 사태를 해결하긴 벅차다. 문제가 있을수록 솔직할 필요가 있다.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자신감도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현 상황을 공개하고 조합원들과 군민들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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