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말이다. 흔히 루머라고 불리는 유언비어는 그만큼 역사가 오래됐지만 아직도 실생활에서 막강한 파괴력을 행사하고 있다.
6월 2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해남에는 갖가지 루머들이 양산되어 떠돌고 있다. 루머는 정권 교체기나 사회적인 혼란기에 주로 발생한다고 한다. 악성 루머는 한 번 나돌기 시작하면 당사자가 아무리 해명을 해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속성이 있다. 어느 순간에는 그 해명이 또 다른 루머를 양산하기도 한다.
김충식 군수가 구속되기 직전 해남에는 김 군수와 관련된 많은 소문들이 떠돌았다. 당사자 측에서는 루머일 뿐이라고 일축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학습효과가 있어서인지 유권자들의 반응은 반신반의하는 가운데 사태 추이를 관망하는 추세이다. 루머란 워낙 음지에서 만들어지다 보니 그 진원지를 밝혀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선거전에서는 대충의 윤곽을 그려볼 수는 있다. 대체적으로 경쟁을 하고 있는 후보쪽에서 루머를 만들어낸다는데 이는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각종 악성루머에 시달리다 끝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예를 우리는 유명배우 최진실씨를 통해 접했다.
악성 루머는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할뿐더러 결코 지역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 악성루머가 공공연히 활개를 친다면 자칫 능력 있는 사람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루머 양산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없는 호랑이가 만들어지는지 아니면 진짜 호랑이가 있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그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확인되지 않은 루머는 눈덩이처럼 또 다른 루머를 재생산해내기 마련이다.
이렇게 만연된 악성 루머들이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불러온다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비록 차선일지라도 투표는 이뤄져야 한다. 이제라도 악성 루머의 유통구조를 근절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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