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딸들아, 아들아 엄마가 많이 미안하다. 2013년 해가 바뀌기 전에 꼭 너희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어 이렇게 몇 자 적어본다. 엄마가 너희들을 사랑하기보다 너희들이 엄마를 더 사랑해주고 인정해줘 오늘의 엄마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단다.
세상을 살아가는 행복요소인 아들, 딸들아!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
이제껏 투정한번 부리지 않고 엄마의 마음을 속속들이 읽어주던 속 깊은 자녀들이었지. 그래서 너무 인성과 지식, 지혜만을 강조하며 너희들을 교육했던 엄마를 용서해 달라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마음을 지면을 통해 전해본다.
사랑이 많은 부드럽고 자애로운 엄마가 아니라 엄마의 대리만족을 위해 너희들을 양육했던 것 같다. 늘 ‘도덕 선생님’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닌 엄마이다 보니 너희들이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이제야 드는구나. 늙으막에 유아복지, 청소년상담 등 여러분야를 공부하다보니 엄마가 너희들을 내 맘대로만 키운 것 같아 한편 서운했을 너희들의 마음이 헤아려져 가슴이 아프구나. 하지만 엄마가 체벌이나 꾸중을 하지 않아도 엄마를 이해해주고 도와줘 오히려 너희들의 도움 속에 엄마는 살아왔다고 이야기하고 싶구나. 너희들이 엄마의 아들, 딸들로 태어나줘서 엄마는 얼마나 하나님께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이었는지 모른단다. 너희들이 자라면서 주는 기쁨이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으로 엄마의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단다. 엄마는 추억을 꺼내어 되새기며 행복을 누리고 있지만 너희들은 이제 자녀들을 양육하느라 수고가 많구나. 옛날같지 않아서 텔레비전,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영향으로 부모들이 애를 태우며 마음도 많이 다친다고 하던데…
예전 외할아버지 말씀은 아이들도 인격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하셨다. 나 화법 보다는 너 화법으로 자녀들 마음을 읽어주며 대화로 아이들을 길렀으면 한단다, 엄마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빠의 빈자리를 채우려 부단히 노력했던 큰 딸 현재,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던 아들 지형, 엄마에게 효도하기 위해 도덕선생님 형 사위를 선택했다는 막내딸 여리. 너희들의 효심에 눈물이 난다. 너의 삼남매가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꿈꾸듯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이 이 엄마에게는 너무너무 감사한 일이란다.
하나님께서 엄마에게 주시는 특별한 선물은 지금의 13명의 가족이란다. 우리 더 마음을 열고 사랑하고 존중하며 살아서 멋진 가족애로 승화해가자. 2014년 새 해에는 우리 온가족 아니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이 용서하고 용서 받고 화해하며 소통하는 사랑이 넘치는 살맛나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