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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독한 트위디 아줌마가 운영하는 영국 요크셔주의 양계장. 하루에 한 개씩 알을 낳지 못하면 닭들은 언제 트위디의 밥상에 오를 지 모르기 때문에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다.
이중 가장 영리한 암탉 진저는 호시탐탐 동료들을 이끌고 탈출할 기회를 엿보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고초를 겪는다. 그러던 어느 날, 달걀 판 돈으로는 성에 차지 않던 트위디부인은 달걀이 아닌 닭으로 사업의 승부를 걸기로 하고 자동 치킨 파이 제조기를 사들인다. 닭들에게는 예전에 없이 고급 사료가 지급이 된다. 닭들은 난생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사료에 정신이 팔리지만, 진저는 트위디부인의 무서운 음모를 눈치챈다.
서커스단을 탈출해 하늘을 날아들어온 수탉 록키를 본 진저는 양계장을 탈출할 유일한 방법은 하늘을 나는 것 뿐이라고 믿는다. 허풍쟁이 록키는 닭들에게 나는 법을 가르치지만 여기저기 부상만 입는다. 진저는 록키를 의심하지만 치킨파이 제조기의 실험용으로 끌려간 자신을 록키가 구해 낸 것을 계기로 그를 신뢰한다.
그러나 시범 비행을 하루 앞둔 날 록키는 도망을 가버리고 진저와 닭들은 록키가 남겨 놓고 간 서커스 전단지를 발견한다. 등에 로켓을 단 록키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한순간 절망에 빠지지만 닭들은 공군출신이라는 파울로에게 다시 도움을 청한다. 진저는 닭들과 함께 파울로의 조언대로 하늘을 나는 닭을 만들기 시작한다. 트위디가 치킨파이 제조기의 수리를 끝내기 전에 완성을 해야 하므로 닭들은 있는 힘을 다한다.
치킨파이 제조기 수리가 끝난 날 비행기도 날 준비를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파울로가 자기는 파일럿이 아닌 공군의 마스코트였다고 털어놓는다. 게다가 트위디와 트위디부인은 닭들의 탈출 모의를 눈치 챈다. 이때 록키가 돌아와 마지막 몫을 다하고 닭들은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진저는 왜 탈출을 꿈꿀까?
양계장은 닭들의 수용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그곳에서 닭들은 자신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야 한다. 진저는 현실로부터 완전한 탈출을 꿈꾸고, 결국 그 탈출에 성공해 닭토피아에 가게 된다. 진저가 그곳에서 뿌리를 내린 채 사료의 고급화와 낳고 싶을 때만 알을 낳을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저항을 했더라면 이 영화는 리얼리티에 성공했을 것이며 또 다른 감동을 주었을 지 모른다. 동화적인 결말이라는 이 영화의 약점은 있지만 이 작품이 주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이 영화의 키워드는 자유이다. 자유에 대한 갈망이 없었다면 탈출을 꿈꾸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탈출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모두 치킨 파이가 되었을 것이다. 결국 자유가 아니면 죽음인 것이다. 진저와 닭들은 갑갑한 철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주거권의 자유, 일한 만큼 먹을 수 있는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누릴 수 있는 자유, 자신의 목숨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생명의 자유를 원했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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