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의 살림을 책임질 지방선거가 올해 치러진다. 군수도 도의원도 군의원도 모두 선출한다. 이중 가장 관심을 가진 선거가 군수선거이다.
군수의 능력 여하에 따라 지방살림은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 군수는 그야말로 지방에선 절대 권력자이다. 군의회의 견제뿐 군수의 마인드에 의해 지방자치는 좌지우지된다. 그만큼 군수자리는 중요하다.
군수에 출마하겠다는 인사들이 참 많다. 역대 선거 중 가장 많은 인사들이 거론되는 것 같다.
물론 피선거권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8만 군민들의 살림살이를 맡을 이가 군수이다. 본인의 두 어깨에 8만의 기대와 희망이 걸려있다. 그 무게감을 느끼고 있는지 묻고 싶다.
역대 선거에서 후보군들을 보면 자신의 모습보단 상대 후보의 모습을 바라보는 경향이 크다. 상대방의 무게를 놓고 자신의 무게를 재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저 후보보단 내가 더 났다는 계산법이다.
만약 도토리 크기의 후보만 있다고 가정해 보자. 상대방 도토리 크기에 내 도토리를 재는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려하는 것은 도토리 크기가 아니다. 유권자의 정치 냉소주의다. 그 후보가 그 후보라는 냉소, 유권자들의 냉소는 탈정치화, 선거 기권으로 이어진다.
해남의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그립다. 역대 호남선거는 정당공천제가 크게 좌우했다. 후보의 자격여부를 떠나 특정 당의 공천만 받으면 선출되는 호남의 선거는 씁쓸한 뒷맛만 남겼다.
정당공천을 위해 경쟁을 해야겠지만 자격을 갖추는 후보가 되기 위한 노력이 우선이다.
중앙인맥 운운도 안된다. 중앙인맥이 좋으면 많은 국비를 따올 수 있다는 생각은 한참 뒤떨어진 발상이다.
인맥을 동원해 국비를 따온다는 것은 도로나 대규모 시설을 하겠다는 발상이나 마찬가지다.
해남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그 바탕 위에서 국비를 확보하는 것이다. 지자체 예산편성도 이미 그 흐름을 타고 있다.
그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을 바탕으로 국비는 지원된다. 아무리 큰 국비를 확보했다고 해도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지 못한 사업은 예산 낭비만 불러온다.
유권자들을 가르치려 하지 말라.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정치소신을 피력하고 해남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후보로서 당연한 임무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을 가르침의 대상으로 여겨서는 안되며 이러한 성향의 후보가 군수에 오르면 절대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
선거 때만 되면 한 표를 부탁하고 떨어지면 해남을 떠나는 후보는 정말 싫다. 한 명의 유권자로서 허탈하고 자존심도 너무 상한다.  
아쉽게도 선거는 최상의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후보를 선택한다고 한다. 최악의 선택을 막기 위해 차선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것도 최악을 막기 위한 이유다.
유권자들은 커다란 사업을 제시하는 후보보단 해남군을 사랑하고 군민들을 위한 살림을 할 후보를 중요하게 여긴다.
비전 있는 후보는 느낌부터 다르다.
유권자와의 악수가 전부는 아니다. 누구를 만날 것인가가 아닌 어떤 이미지로 다가갈 것인가. 어떤 희망을 줄 것인가. 해남 미래를 어떻게 함축해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후보들은 요즘 얼굴 알리기에 바쁘다. 그래서 행사장 중심의 선거운동을 한다.
잠깐의 만남, 그러나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무게를 안다. 말 한마디에서 후보의 무게감을 체감한다.
2014년 새해, 희망을 걸 수 있는 후보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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