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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니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회장님, 산행이사님 등 참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처음 청명호를 탑승한 일행들과 간단한 인사를 하고 차에 올랐다.
7시가 되기 전 자리가 거의 채워졌다. 새해 첫 산행 발동을 걸고 추월산으로 향했다.
산이 좋아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고 사랑이 되기도 한다는 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는 것 같다. 산은 나에게 청명을 주었다고 회장님과의 만남도 산이 내려준 선물이라 생각한다.
예전엔 산에 가면 선녀가 내려온다 해서 시간 날 때마다 선녀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산에 자주 갔었다. 몇 년 전 월출산에 갔을 때 우리 앞에 가신 분들 배낭에 해남산악회 꼬리표가 달려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눴는데 그분들이 지금의 회장님과 산행이사님이시다.
아침은 신북휴게소 앞에 마련한 청명식당에서 먹었다. 저마다 능숙하게 움직인다. 청명은 다르구나. 이렇게 맛있는 아침을 얼마 만에 먹어보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처음 오신분들 인사와 청명소식, 늘 느끼는 거지만 따스함이 묻어있다. 나도 청명인이 되어가고 있구나. 추월산 입구에 도착, 즐거운 마음으로 산에 오른다. 누군가 말했던가. 산에 왜 가냐고, 산이 거기 있기에 간다고. 아주 간단한 말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다.
산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기분이 상쾌해진다. 높이 오를수록 눈도 보이고 바람이 차갑다. 8부 능선 쯤 올라갔을 때 A조로 가셨던 회장님이 카메라를 들고 청명사진을 담고 있다. 회장님의 열정은 어디서 나오지.
산 아래로 아기자기한 산 봉오리들이 청명인들을 반기고 있다. 거대한 자연 앞에 우리 인간들은 티끌의 존재임을, 드디어 정상, 생각했던 것보다 높지는 않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하산이 시작됐다. 산을 즐기고 산과 얘기하고 산과 악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추월산에게 인사 못하고 온 게 아쉬움으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내려오는 도중에 회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처음 만남이어도 산에 오면 연대의식을 느껴서인지 서로에게 많은 배려를 해준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먼저 오신 분들은 여느 때처럼 하산주를 마시고 있다.
술이라는 친구는 어디서 만나던 간에 행복을 선사해준다. 아주 오래된 친구라서 향기만 맡아도 기분이 좋아진다. 저녁에 다시 청명식당이 오픈을 했다. 새해 첫 산행이라 그런지 떡국이 오늘의 메뉴다. 우린 맛있게 먹었지만 준비하신 분들은 머리가 아팠을지도 모르겠다. 식당 폐업시간 혼자 사는 관계로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 그날 김치하고 깍두기가 맛있어서 동냥을 해가고 싶다.
식당 주인장께 얘기를 했더니 흔쾌히 김치를 주신다. 쬐끔만 주셔도 되는데 한 보따리가 돼버렸다. 김치를 얻으려고 간 것은 아닌데. 총무님이 어디서 구했는지 차안에서 끈을 선물한다. 김치박스 잘 묶으라고 준 선물이다.
청명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집행부에 감사드린다.
모든 청명인들님 행복한 한해 되세요.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