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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집에 손님이 오면 차를 몇 잔 내야 하는지 계산이 안 될 때가 많고, 물건을 살 때도 계획적으로 구매를 못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들이기도 한다.
김씨는 2006년에 지적장애가 있는 남편과 장애인복지관에서 만나 연애를 하다 결혼하기에 이르렀다. 김씨는 시댁에서 농사일을 도와주는 한편 4살 난 아이 기르는 재미에 빠져 산다. 김씨는 장애인복지관의 여성장애인 재택 창업 훈련교실인 ‘홈베이킹반’에서 빵과 과자를김영숙씨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있는데,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에게 손수 간식을 만들어 줄 수 있어 기쁘다고 한다.
김씨는 아이에게 일하는 멋지고 당찬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홈베이킹반을 수강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김씨는 매사 자신감이 부족하다. 오랜 세월을 남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살아오다보니 자신의 주장이 맞는데도 자신감이 부족해 강하게 주장하지 못해왔다. 그러나 제과반 수업 이후 그의 삶에도 변화가 왔다. 과자를 만들면서 남들에게 인정을 받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김씨는 자신의 삶의 변화는 아이라고 한다. 결혼 전에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 때문에 힘들게 살아야 했다. 그러나 엄마가 된 후 달라졌다며 아이가 자신에게는 복덩어리라고 말한다. 엄마가 된 후 더 절약하고, 아이에게는 맛있는 것도 사다주고 싶다고 한다. 혹 자신이 다치기라도 하면 아이가 먼저 생각이 나고 아이의 재롱을 보면 행복해진다며 아이를 하나 더 낳고 싶어진다고 말한다.
김씨는 지적장애 외에도 코에 검은 반점이 있다. 그는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아 스트레스가 심했다. 이제는 그것도 극복한 상태다. 사람들이 뭐라 하든 자신의 할 일만 하자는 게 김씨의 신념이다.
김씨는 언어장애가 있는 남편과 계산이 느린 자신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어 잘 만난 사이라며 당찬 엄마로 행복하게 오래 살고 싶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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