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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 한 부부를 상담한 적이 있었다. 이때 아내는 결혼해 20년 이상을 살면서 남편의 욕설과 폭력때문에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며 법원에 이혼을 신청한 상태였다.
첫날 와서 아내는 지금까지 10년 이상 신경안정제를 먹고 있는데 이 약을 끊을 수 있겠냐, 또 남편이 변화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이때부터 이 부부는 따로 또는 함께 1주 또는 2주에 한 번씩 3개월간 상담을 지속했다.
이들 부부는 상담을 통해 그동안 자신들이 살아왔던 모습들이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해결방법을 함께 모색해 결국 법원에 낸 이혼신청도 취소하게 됐다.
아내는 신경안정제를 스스로 끊을 수 있었고 남편 역시 욕설을 안 하고 술을 줄여 폭력도 행사하지 않을 정도가 되자 이들 부부와의 상담은 끝났다.
상담이 끝날 무렵 아내는 상담이 끝나면 남편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스런 투로 물었다. 그래서 만약에 예전처럼 다시 반복하면 그 때 상담을 또 하자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지금까지 2년이 지났는데도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이혼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부부간의 문제를 상담을 통해 해결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상담에 대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거부반응을 보이고 꺼리기조차 한다. 우리가 몸이 아프면 전문가인 의사를 찾아가 치료를 받는데 부부간에 문제가 생겨 상처를 받고 마음이 아픈데도 이를 치료해 줄 의사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몸이 아프면 의사를 찾아가듯이 마음이 아프고 부부간의 문제가 생길 때는 이 분야의 전문상담사를 찾아가 보길 권한다.
상담사를 통해 자신들의 문제를 파악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다시 행복한 부부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써 보아도 변하지 않았는데 상담 받는다고 과연 변화가 될까 미심쩍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상담사들은 많은 교육과 훈련을 받고 상담을 하기에 상당히 전문적인 영역에 이르고 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전문적인 도움을 조금만 받아도 부부간의 관계와 가족이 달라지고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우리 주변을 보면 가족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들이 상담을 원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상담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고민한다.
우리사회는 아직도 가족 간의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가까운 지인이나 형제를 찾아가 하소연 하면서 잠시 위로를 받고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그 순간은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되지 못한다.
상담은 이제 우리사회의 전문영역이 돼 가고 있다. 상담을 통해 부부나 가족의 문제를 잘 해결해 행복한 가정생활이 이루어지길 기원해 본다.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