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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굿은 신안군 세습무인 유점자(77)씨와 함께 했던 큰 굿판으로 5·18광주항쟁 30주년을 맞아 5월 영령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기획됐다. 안씨는 고령과 암투병으로 힘든 심신이지만 80년 5월에 불쌍히 죽어 중음신으로 떠도는 젊은 넋들의 한을 씻어 천도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18기념 산자가 부르는 죽은 자의 노래 ‘오월 비나리’ 행사는 2시부터 새벽 2시까지 진행됐다. ‘해원 큰굿 한마당’은 세 번째 순서로 6시부터 4시간여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굿은 안애임씨와 유점자씨가 교대로 진행했다. 신에게 굿을 하게 된 내력을 아뢰고 바리데기 내력을 풀이하고 망자의 극락왕생과 환생을 기원하는 과정인 오구풀이, 제석신을 청배해 재복을 기원하는 과정인 제석굿, 망자의 극락왕생을 위해 저승길을 닦아주는 과정인 길닦음으로 진행됐다.
특히 선부리 과정이 끝났을 때는 서편 하늘에 망자들의 한인 양 붉은 노을이 번져 있었고, 넋올리기가 끝났을 때는 노을 진 자리에 마치 되살아난 오월 영령들의 영혼인 듯이 초사흘 초승달이 총총한 별 하나를 데리고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오월 비나리에는 이병채 민예총 해남지부장이 심청가 중 상여소리를 선창했고, 안애임씨의 굿판에는 민예총 해남지부 풍물분과 박필수, 김정삼씨와 안씨의 아들이 악사로 참가해 굿판을 도왔다.
또한 정태춘·박은옥씨 부부의 열창과 노영심씨의 무대가 뒤를 이어 참가한 이들에게 오월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구 망월묘역에는 삼산면 봉학리 출신인 김남주 시인이 묻혀 있기도 하다.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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