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가 70여일도 남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무공천 발표로 그 어느 선거보다 출마후보들의 수도 많아졌다.

정당공천 시에는 미약하나마 후보를 검증하는 장치도 있었지만 무공천 속에서는 그마저도 사라졌다. 후보를 검증하는 것도 전적으로 유권자들의 몫이 됐다.

많은 후보들의 출사표, 모두들 지역발전을 주창하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출마 후보가 많다는 것은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후보의 난립은 유권자들이 선택하는데 분별력이 떨어질 수 있음도 의미한다.

피선거구를 가진 군민이라면 누구나 선거에 출마할 권리가 있다.

그 권리가 잘못됐음을 말하는 유권자는 없다. 다만 진정성을 의심할 뿐이다.

선거란 1등만이 살아 남는다. 1표 차이든 2표 차이든 2등은 필요 없다. 패자일 뿐이다. 따라서 패자가 아닌 1등을 모두가 원한다. 그래서 일단 선거에 뛰어들면 죽도록 뛴다.

요즘 군수 후보가 8명 이네 10명 이네 하는 이야기가 나돈다. 역대 가장 많은 군수 후보군이다. 8만 군민의 희망과 꿈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후보들이 많다는 것은 어찌보면 환영할 일이다. 그만큼 해남에 인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름만 던져 놓은 후보들을 보면, 정말 반갑지 않다.

한 발만 살짝 내디진 채 선거공기를 살피겠다는 심산이다. 유리하면 두발 내밀고 불리하면 내 딛는 발을 살짝 빼겠다는 것 아닌가. 유권자를 간보는 행위이다.

선거에서 패배한다는 것은 출마자로선 엄청난 충격일 수 있다. 다들 이겨보겠다고 나선 선거이니 그 피해가 작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솔직한 후보를 좋아한다. 비록 떨어진다고 해도 열심히 뛴 후보를 좋아한다. 최대한 자신을 믿고 유권자를 믿고 뛰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으면서도 공기만을 살피는 후보에겐 유권자에 대한 믿음도 예의도 없다. 자신이 없으면 기웃거리지도 말아야지 해남군수 자리가 그리도 만만한가.

물론 후보들마다 자신의 능력을 말한다. 살아온 여정을 말한다. 그 여정이 득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모습, 얼마나 진정성 있게 열심히 뛰느냐는 데 달려있다.

해남은 유독 선거 때만 되면 인물난을 말한다. 우슬재 밖에서 인물을 공수해 와야 한다는 말도 흔히 한다. 이러한 인물난이 다양한 후보군들을 배출했는지도 모르겠다.

해남선거 풍토가 낳은 인물난, 그러나 적어도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만을 지켜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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