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주가 해남 전역을 뒤덮고 있는데도 우린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어야 한다.
정작 이곳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문제인데도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
미래 대체에너지라는 태양광, 그러나 해남군엔 재앙이 되고 있다. 태양광발전소 건립으로 인해 임야가 훼손되고 해남의 대부분 염전도 태양광이 잠식해 버렸다. 폐교에도 태양광이 들어서는 등 태양광은 그 자체만으로도 해남에 반갑지 않는 존재였다. 그런데 이젠 태양광발전소로 인해 해남 전 도로가 전신주로 잠식되고 있다.
해남읍에서 우수영으로 향하는 4차선 도로도 전신주가 들어섰다. 이곳 도로는 전신주 없는 시원한 도로였다. 그러나 태양광발전소로 연결되는 전신주가 자리를 잡았다.
태양광으로 들어선 전신주 수가 얼마나 된지 숫자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전신주가 들어설지도 모른다. 다만 어머어마하게 들어설 것이란 직감만 할 뿐이다. 태양광발전소는 국가시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생산되는 전력량에 따라 산업자원통산부와 전남도가 승인을 한다. 산업통산부와 전남도는 태양광승인 과정에서 전신주 관련해서는 한전과 협의한다. 여기에 해남군은 없다.
전신주 난립으로 주민들의 아우성이 높아지자 해남군이 태양광발전소 문제를 들고 나왔지만 이미 승인된 것은 방법이 없다. 또 태양광발전소 건립에 있어 전신주는 고려의 대상도 아니다.
해남군은 전신주 난립을 막기 위한 조례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물론 조례에선 상위법에도 없는 전신주 건립에 대한 강제성을 담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도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
조례를 근거라도 들면서 떼를 써야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또 국책사업에 대해선 지중화를 끝없이 요구해야 한다. 예산이 아무리 많이 들어가도 평생 살아야할 해남군민의 공간의 질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신주 숲에서 살라면 누가 살겠는가.
전신주 나라에선 결코 힐링은 찾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