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연호(해남행정동우회 회장)

드넓은 부지에 건물(지붕) 길이만 3.2km에 이른다는 정부세종청사는 한마디로 부러움 그 자체였다. 건물 형태를 한 마리의 용으로 형상화 한 것이나 그 용이 승천할 수 있도록 인공호수까지 만들었는가 하면 용 등위로는 온갖 화초길(하늘공원)을 조성해 마치 사람이 용을 타고 꽃길을 걷는 느낌을 갖게 한 것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내부 공간도 자연스레 용의 몸통을 따라 진열식으로 배치돼 어느 부서나 채광과 통풍이 원활하게 한 것도 눈에 와 닿았다. 아울러 5무(전주, 자동차, 입간판, 노점상, 거지) 청사를 자랑하는 것이라든지 옥상에서 바라보이는 탁 트인 조망거리 등은 부러움의 백미였다.


우리 군도 청사신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처음부터 건립 위치 즉 어디에 지을 것인가가 논란의 쟁점이 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하지만 필자는 이번 세종청사 사례를 보면서 여러 문제들이 있겠지만, 우리군 청사도 조상대대로 이어져오는 풍수지리설에 입각한 배산임수형의 드넓은 곳에 지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또한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일찍이 이태조가 한양도읍터를 고른 심정으로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혜안들을 모았으면 한다. 건물형태도 해남군을 상징하는 모습을 띠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읍 연동에 짓고 있는 땅끝순례문학관은 공사가 끝나고 연내 개관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 일행은 비교적 운영이 잘 되고 있다는 대전문학관을 찾았다.
우선 대전문학관은 우리와는 다르게 대도시에 위치하다 보니 부지가 그리 넓지 않았지만, 건물자체를 조그마한 동산과 연계해 배치한 것이 좀 특이했다. 즉 지하수장고를 반 산속으로 넣고 1층에서는 동산으로 바로 갈 수 있게 함으로써 자연과 최대한 조화를 이루게 한 것이다.


하지만 문학관을 찾는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비상임 관장과 운영팀장 모두 현역 문학인들로 비교적 꼼꼼하고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있었지만 바쁜 현대인들의 발길을 잡는 데는 역부족임을 토로했다.
우리 문학관은 어떤가. 어차피 고산 유물관이 옆에 있는 상황에서 탐방객이나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인데 전문학예사나 큐레이터 배치도 없어 기존 고산유물관에서 병합 운영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 땅끝순례문학관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존 문학관들의 선진사례를 집중분석하고 전문 관리 인력을 확보해 보다 내실 있고 알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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