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마음이 아프다. 대한민국이 울었던 날. 참사소식이 있었던 오전까지만 해도 모두가 구출될 것으로 믿었다.

망망대해도 아닌 곳이었기에 더 그랬다.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사건 수습과 재난구조에 대한민국은 너무 허술했다.

국내선이라고 하지만 재난에 그렇게 무방비할 수 있는지.

대한민국이 우리의 아이들을 앗아갔다.

참사당일 이후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입을 다물어 버렸다. 해남 인근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더 그랬다.

5000년의 역사, 우리의 역사가 욕된 날이었다.

꽃을 피우기도 전에 그 많은 아이들을, 그것도 경제대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복지정책도 무색하게 됐다.

기본적인 재난구조 시스템도, 이를 지켜야할 이들의 임무도 사라진 날, 대한민국 부모들은 오열했다.

아시아나 항공이 화원에서 추락한 날을 기억한다. 해남에서 일어난 참사였기에 더욱 잊지 못한다.

그때도 해남은 온통 침통했다. 구조자들이 해남 각 병원으로 이송되고 봉사자들은 화원으로 달려갔다. 한명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그날을 우린 기억한다.

이젠 바다에서 일어났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일반 봉사자들도 부모들도 가까이 갈 수 없는 곳, 간절한 마음으로 아이들이 구조되길 빌고 또 빈다.

해남 인근에서 일어난 진도참사, 모두가 아픔을 같이하기에 손길이 가능한 봉사자들은 진도로 달려갔다. 해남의 모든 행사들이 속속 취소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이 오열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의 가슴에 아이들을 묻는 날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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