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자(편집국장)

어머니, 아버님, 농촌이 정말 어렵습니다. 농민들과 가장 밀접한 농수축협도 당연히 어렵습니다.
현 정부들어 농촌과 지역은 없습니다. 세금을 많이 걷는 지자체에 더 많은 지방교부세를 준다는 게 현 정부의 생각입니다. 자체 세수라고는 없는 해남군 같은 농어촌 군들이 세금을 걷으면 얼마나 더 걷겠습니까. 세수가 많은 대도시 지자체를 위한 정책입니다.
노무현 정부 때 그토록 주창했던 국가균형발전의 정책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대신 정부가 맡아야할, 현 정부들어 대폭 늘어난 복지예산은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습니다.
농수산물의 가격 주기도 깨졌습니다. 2년 농사 망치고 3년째 가격이 상승했던 농산물 가격주기는 이젠 매년 폭락만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오는 3월11일 치러질 제1회 전국동시 농협·수협·산림조합장 선거가 더욱 중요한 이유입니다.


현재 각 조합의 실정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어려운 농촌현실에서 조합의 운영도 당연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조합장의 능력 때문에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조합은 분명 있습니다. 아무런 성과도 없이 답보상태인 곳도 있습니다. 조합장직이 분명 명예직은 아닐 것입니다. 봉급과 업무추진비 등은 상상을 초월하지요. 그래도 뽑으시렵니까.
무능한 이들은 선거 때 돈을 살포합니다. 솔직히 돈을 살포하고 당선된 조합장들의 면면을 보십시오. 능력이 있습니까, 조합 살림을 잘 했습니까.
이웃돕기 성금이라면 칭송받을 일인데 선거에서 돈을 뿌린다는 것은 못난 것 중에 가장 못난 행위입니다.
얼마나 변변치 못하면, 얼마나 내세울 게 없으면 돈입니까.


오는 3월 치러질 제1회 전국동시 농협·수협·산림조합장 선거도 역시 대량의 돈이 살포될 것이란 우려가 큽니다. 돈의 액수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는 것도 선거의 공식이 됐습니다.
농촌이 어렵다, 덩달아 농축수협도 어렵다고 하면서도 돈 액수에 따라 후보를 선택하는 조합원들의 행위도 못난 행동입니다. 그렇게 선출해 놓고 조합이 어렵다고 말씀할 자격 또한 없습니다.
조합이 어렵다보니 도박같은 행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농수산물의 대량 매입으로 일시에 돈을 벌어들이려 하고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형마트 건립 등을 합니다. 너무도 위험합니다. 운이 좋으면 복권처럼 돈을 벌지만 한순간 조합을 빚의 구렁에 빠뜨립니다. 대형마트는 골목상권을 죽입니다. 각 조합에서의 마트 건립은 로컬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수산물의 판매 및 공급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조합의 마트입니다. 지금의 마트들은 일반 마트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조합의 역할 중 조합원들이 생산한 것을 유통하는 것이 가장 큽니다. 작지만 조합에서 다양한 농수산물의 유통을 맡아주면 한 품목을 대량으로 재배해 폭락을 거듭하는 농업구조도 어느정도 변화하게 됩니다.
각 조합을 엄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들 경영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허덕이지 않는 조합들 중에는 공교롭게도 한 일이 별로 없는 곳도 있을 것입니다.
조합장은 조합을 책임집니다. 과연 조합을 이끌 능력과 자질이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기존 조합장 중 제 역할을 못한 이가 있으면 과감히 바꾸고 후보로 나선 이들의 면면도 잘 살펴야 합니다. 이번 선거로 4년의 조합운영이 결정 납니다.
농촌이 어렵다는 말을 투표로 대신해야 합니다. 후보들이 내민 몇 십 만원의 돈으로 조합의 미래를, 농촌의 미래를 맡길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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