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자(편집국장)

이번 조합장 선거는 예상을 뒤엎는 이변의 속출이었다. 현역 조합장들의 잔치가 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당선이 유력시 됐던 3선 도전 조합장도 고배를 마셨다. 무능하다고 평가를 받은 조합장들도 줄줄이 낙마했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정말 무섭다는 말이 나올만 하다. 
유권자들의 무서운 표심은 지난해 6월 치러진 군의원 선거에서도 나타났다. 총 11명 중 비례대표를 포함한 3명의 의원만이 배지를 달고 다시 의회에 돌아올 수 있었다.


아니면 바꾸겠다는 표심, 예전 군의원 및 농협조합장 선거는 많은 이들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그러한 등식이 깨졌다. 해남선거는 큰 선거보단 작은 단위의 선거 변화가 더 더딘 편이었다.
따라서 다선 군의원과 조합장이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등식이 깨졌고 결국 큰 선거보단 작은 선거에서 변화가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넓은 단위인 축협과 산림조합, 수협은 현역조합장이 다시 입성했지만 작은 면단위별로 이뤄지는 농협조합장 선거의 경우엔 11곳 중 7곳이 새 인물로 교체됐다.   
14개 조합에서 이뤄진 이번 조합장선거는 무투표로 당선된 계곡농협조합장과 수협조합장을 제외한 경합이 붙은 12곳 중 7곳이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졌다. 14개 조합 중 50%에 해당되는 조합의 조합장이 교체된 것이다.


재선에 성공한 조합장들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4선에 도전한 축협의 이정우 조합장은 겨우 4표차로 당선됐고 문내농협 김봉규 조합장은 53표 차로 채면을 지켰을 뿐이다.
4선 군의원이자 군의회 의장 출신이며 재선에 도전한 산이농협 오종배, 2선에 나선 최문신 화원조합장도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비록 낙선했지만 옥천농협 채홍병 후보와 산림조합 박종서 후보, 화산농협 후보들은 선전했다. 
이번 선거는 가장 큰 폭의 현역 물갈이 선거로 기록될 만큼 새로운 인물들의 진출이 눈에 띄었다. 이는 조합의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그대로 작용한 결과이다.
당선된 후보들도 이후 농협살림을 못하면 교체될 수 있음을 보여준 예이기도 하다.


당선된 후보들도 유권자들의 변화의 바람을 읽어야 한다. 현재 당선 후보들 중 농협출신 후보들이 많다. 농협에 몸담고 있었던 후보들이기에 대중적 인지도가 당선에 한 몫 했겠지만 조합의 변화 물결에 대해선 더딜 것이란 우려의 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농촌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농협의 살림살이도 궁해졌다. 예전 살림살이가 좋았던 농협들도 안은 텅텅 비었다는 소리는 한 두 사람의 말이 아니다. 예전의 방식으로 농협을 운영할 경우 위기에 봉착할 소지가 큰 것이다.
지난해부터 보이기 시작한 유권자들의 무서운 표심은 새로운 인물을 갈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권자들의 놀라운 표심, 당선 조합장들도 유념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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