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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르신의 행복권
어른이 아이와 싸우면 애나 어른이나 똑같다고 한다. 이 말은 어른이 어린아이만큼 밖에 못하다는 뜻이다.
어른이 아이만큼 밖에 못하는 일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접하게 된다. 바로 치매어르신이나 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어르신을 모시고 사는 가족이나 수발자들에게서다.
치매어르신의 문제행동으로 인해 매일 싸움을 하고 사는 것이 치매가족의 현실이다.
비단 치매 환자뿐이 아니다. 연세가 많아져 노화가 진행되면 많은 어르신들이 인지장애를 겪는다.
인지장애는 치매환자와 유사한 증상을 보여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치매로 오해 받기 일쑤다.
아직까지 치매에 대한 이해도는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눈에 보여지는 문제행동에 대해 비판하고 강압적인 태도로 치매환자를 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치매환자가 있는 가정은 매일 매일을 전쟁 아닌 전쟁을 치루며 살아간다.
서로 사랑하고 도와주며 위로받고 살아가야 하는 가정에서 매일 매일을 치매라는 질병으로 인해 전쟁을 하는 삶이 얼마나 비참한 일이겠는가.
그래서 치매 어르신뿐 아니라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이 엄청난 고통에 노출되고 때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치매에 걸린 노인은 기억력이 현저하게 감퇴되거나 지각 능력이 저하되어 자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노인들에게는 전문의료진의 치료가 필요해 일반 가정의 형편으로는 치료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보건복지가 발달한 국가의 경우 치매노인 치료를 정부에서 담당하여 곳곳에 전문치료진이 있는 치매치료 전문요양소를 설치하고, 치료에 드는 비용 또한 사회보험으로 처리하여 가정의 부담을 덜어 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치매에 대한 인식이 낮을 뿐만 아니라, 치매노인을 전적으로 가족이 전담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보건·복지 서비스가 대단히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에는 중앙에 중앙치매센터가 있고, 광역치매센터는 5개 광역시(서울·부산·대구·인천·대전)와 6개도(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경북)에 위치해 있는데, 지난해 7월 지역별 치매관리 계획의 수립과 맞춤형 치매서비스 제공을 위해 출범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전남권에는 노인 인구가 많은 초고령사회이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치매어르신의 관리와 치료를 전담하는 치매광역센터나 시스템이 아직까지는 전무한 상태다.
그나마 우리 군은 보건소에 치매 담당자가 있기는 하지만 제기능을 할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또한 치매환자 가족의 수발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도 초보 걸음마단계이다.
최근엔 정부에서도 치매를 한 개인에게 부담하지 않고 국가 차원에서 치매 초기단계에서부터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치매어르신의 행복권 및 보호자의 수발경감과 국가적인 사회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별도의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하여 올해 7월부터 시행하기 위해 시범사업 및 관련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치매 어르신의 행복권 보장뿐 아니라 수발자의 수발경감 및 초기에 치매를 관리 하여 그 치료와 관리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1석3조의 제도이다.
늦은 감은 있으나 지금이라도 치매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런 제도를 시행한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치매어르신도 건강한 사람과 동일하게 인격이 존재한다. 단지 의사표현이나 판단력이 떨어 져 그것을 잘 표현하지 못할 뿐이다.
전남지역에도 광역치매센터가 설립되어 치매어르신이 행복한 노후를 보장받기를 바란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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