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자(편집국장)

박근혜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추진하는 단체가 결성됐다. 나주 출신인 정호선 전 국회의원이 주도하는 ‘박근혜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추진본부’다.
박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의 이유로 통일대박, DMZ평화공원, 유라시아 철도연결 등 세 가지를 들고 있다.
또 좌파와 우파로 분열된 사상논쟁을 끝내고 대통령을 중심으로 통일대박, DMZ평화공원, 유라시아 철도연결의 선결과제인 민통선지역(CCZ) 세계평화도시 건설을 위해 국민대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연 좌파니 우파니 사상논쟁을 누가 일으켰는가.
공안정국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남북관계는 더 경색됐다.


화해와 평화는 결코 구호성이 아니다. 우익단체라 표방하는 이들이 북한으로 소위 찌라시를 공공연하게 날리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극단적인 일베들이 활약하는 세상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행위가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것은 정상적인 사회도 평화로운 사회도 아니다.
정호선 전 의원이 통일대박, DMZ평화공원, 유라시아 철도연결 등만을 들고 나왔다면 그가 주창하는 홍익인간 사상과 통일주장이 일맥상통할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운운은 너무도 뜬금없는 주장이다. 아마 대통령도 뜬금없다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고 있다. 전쟁도 아닌 대낮에 300여명이 넘은 국민과 아이들이 수장됐다. 진상규명은 밝혀지지 않았고 1년이 넘도록 선체인양 움직임은 없다. 내나라 국민들이 안전하지도 평화롭지도 않는데 노벨평화상 추진이란 게 말이 되는가.


노벨평화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도 받았다. 남북관계 개선이 큰 몫을 했지만 그가 걸어온 여정도 한 몫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과정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남북정상 회담을 주도한 인물. 단순히 남북 정상의 만남이 아닌 남과 북의 평화분위기를 조성했던 인물이다.
한 나라 대통령 중 2명이나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는 것은 대한민국으로선 대단한 영예이며 자랑일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우리사회는 너무도 많은 일이 일어났다. 전 국민을 울게 했고 가슴 아프게 했던 세월호 참사, 청와대 찌라시 사건, 문창극 등 인사 대란, 통합진보당 해산 등 하루가 멀다하게 굵직한 일들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1주년이 되는 시점에서 나온 게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추진이란다. 과연 얼마만큼의 국민이 이에 호응하겠는가. 풀어야 할 숙제가 이렇듯 있는데, 통일대박, DMZ평화공원, 유라시아 철도연결 운운보단 남과 북이 자연스럽게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진도 팽목항엔 아직도 아이들이 남아있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인을 대한민국으로 향하게 했고 교황도 가슴 아파한 사건이다. 내 나라의 안전, 내 나라의 평화가 중요한 시점에서 노벨평화상 추진이라니. 세계인들이 과연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들의 주장을 보면서 자신의 주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고 다양한 사상과 주장이 공존하는 나라로 생각해줄까. 정말 허허롭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