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외국인 숫자가 15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를 차지할 만큼 다문화사회로 진입했다. 또 국제결혼의 급증과 다문화가족 자녀의 증가, 외국인 가족의 대두 등 다문화가족이 증가하고 있다.
해남도 예외는 아니다. 2014년 통계에 의하면 전남의 결혼이민자 1만1129명 중 해남은 563명이고, 다문화 가족 자녀는 전남 1만2832명중 738명에 달한다. 목포·여수·순천 등 5개시를 제외하면 상위 1~2위권에 있다.
전라남도는 늘어나는 다문화 가족을 위해 21개 시·군에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배우자·부부교육은 물론 부모·자녀교육을 포함한 ‘다문화 가족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를 바라보는 낯선 시선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문화는 ‘많을 다(多)’자에 ‘문화(文化)’라는 말이 붙어 ‘여러 생활양식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다문화는 다른 민족의 문화나 언어를 단일화 시키지 않고 다양성 그대로를 존중하고 공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미국·인도는 대표적인 다민족 국가이다. 중국의 경우 55개 소수민족이 존재하고 소수민족마다 고유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 물론 중국의 소수민족 수는 그리 많지 않다.
미국은 매우 복잡한 인종들로 구성돼 있고, 백인이 75%를 차지하지만 그 계통은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흑인이 인구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인디언과 아시아계가 약 2%를 차지한다. 미국은 대체로 언어의 단일성과 민족성의 혼재를 그 특징으로 하지만, 미국이라는 하나의 용광로 속에서 융화를 이루고 있어 중국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 인도에서는 언어에 따라 주(州)가 나누어져 있고, 각 주에는 방언이나 서로 다른 언어가 존재한다. 다민족국가에서는 여러 민족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편견과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 또한 그들의 의사를 정치적으로 수렴하기 위해 국가 정치조직 구성 등에서 특별한 배려를 한다.
그러나 우리는 5천년 단일민족이라는 폐쇄성으로 인해 다민족 문화를 인정하기 보다는 교육을 통해 우리문화로 획일화되기를 바란다. 따라서 지금까지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은 결혼이민자에 대한 교육과 보호 위주로 추진되고 문화적 차이에 따른 갈등은 많이 고려되지 않았다.
다민족 사회에 진입한 우리도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해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 개선과 결혼이민자와 배우자 부모 또는 가족간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 해소를 위해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진정한 다문화 정책은 그들을 변화시키려 하는 것보다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문화가정 안에서, 외국인근로자의 산업 현장에서, 유학생들이 있는 학교에서 그들을 한국인으로 바꿔 살도록 강요하기 보다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고유한 문화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그들도 문화적 갈등 없이 우리사회를 이해하고 우리사회를 배우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다양성은 우리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들은 이미 ‘신기함 손님’도 ‘낯선 친척’도 아닌 우리가 지켜야 할 ‘이웃’이자 ‘가족’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