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오일장터 풍년소주방
두 테이블뿐이지만 인기



“연탄불 꺼트리지 마라”는 부모님 당부에 연탄부엌 뚜껑을 수없이 열어보던 어릴 적 기억. 추운 겨울날이면 곤한 몸으로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으려 새벽잠을 뒤척이시던 어머니 모습. 연탄으로 후끈했던 어릴 적 우리의 모습이다.

여전히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으려 매일 고군분투하는 이가 있다.

해남오일장터 풍년소주방 이은경(60) 사장이다. 이 사장은 6년째 연탄불에 고기와 생선을 구워먹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매일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고 살려놨다 손님이 오기 전에 불을 옮겨 놓는다.

식당엔 테이블이 총 4개, 그중 2개에서 연탄불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다. 연탄불 때문에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지만 자리가 없어 손님이 돌아가는 일이 다반사다. 그럼에도 딱 두 자리만 고수하는 이유는 공간이 좁아 연기가 잘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 사장이 혼자서 가게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네 자리를 연탄불로 하기에는 일손이 부족하다.

딱 두 자리만 연탄불로 고수하는 점이 이 가게의 특징이 됐다.

풍년소주방은 옛 추억 때문에 찾은 손님들이 많다.

육즙이 나오도록 두꺼운 고기, 여기에 불씨가 잘 오른 연탄이 만나면 비로소 옛 향수를 만나게 된다. 연탄이 타닥타닥 타는 소리에 소주잔을 기울이면 손님들의 분위기도 무르익는다.

연탄에 은근히 구워진 고기는 육즙이 배어나오며 불 맛을 낸다. 고기를 찍어 먹는 양념장도 특별하다. 고추와 파가 섞인 새콤한 맛이 고기를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게 한다.  

이 집의 진면목은 겨울에서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추운 겨울날, 눈 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운치 있게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먹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찬바람이 불면 예약도 많이 늘어난다고 한다.

한 번 온 손님도 단골이 돼 거의 단골로 운영된다는 풍년 소주방. 이 사장은 단골손님들에게 “내가 살가운 성격이 아니라 그동안 말을 못했다”며 “늘 찾아주니 고맙고 내가 식당을 하는 날까지는 연탄불을 고수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장은 여름에는 손님들이 더워서 연탄에 구워먹는 고기를 덜 찾으신다며 올해도 7~8월은 장사를 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잘 구워진 고기에 소주 한잔, 발갛게 오르는 연탄의 추억을 느끼고 싶다면 한 여름이 오기 전 방문하길 바란다.

문의 : 537-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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