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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대 미래는 아날로그에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 나이는 약 45억 년 정도란다. 지구상에 원시 인간이 등장한 것은 어림하여 5백만 년을 잡으며, 쉬지 않고 진화를 거듭했다.
인간은 만 년 전에 혁명적인 변화를 꽤했다. 499만 년 동안 수렵채취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기르는 농업을 하면서 정착생활로 전환했다.
이른바 ‘농업혁명’은 최초 산업혁명으로 인간의 생활방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정착에 필요한 집을 짓고, 잉여 농산물을 저장하면서 그릇이 등장하고 이를 쟁취하기 위해 전쟁이 발발하기도 했다.
이어 2차 산업혁명은 ‘공업혁명’이다. 약 150년 전에 최초로 영국에서 시작하였으나 우리의 경우는 5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공장이 있는 곳으로 급속히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해남과 같은 농업 중심의 시골은 공동화되었다.
3차 산업혁명은 불과 10여 년 전에 도래하였으니 이른바 ‘디지털혁명’이다. 사진의 경우를 보면, 원본과 사본이 똑같고, 전 세계인이 인터넷에서 공유하는 세상이니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실상 4차원의 세상인 셈이다. 세상일은 내 손안에서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니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변화의 속도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다. 농업혁명 기간은 9900년, 공업혁명 기간은 50년, 디지털혁명은 10여 년 전에 발생해 오늘에 이른다.
우리나라 50대 이상 어른들은 세 차례 산업혁명을 모두 경험하고 있다.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상당수의 어른들은 요지경 같은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환상적인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내손 안에서 모든 일을 해결하는 편리함을 준다. 세상 소식, 쇼핑, 금융 등 거의 모든 업무는 물론이요, 오락과 인간관계까지 해결한다.
전자는 긍정인 측면이 강하나 후자는 그렇지 않다. 요즈음 애들은 축구 같은 단체게임은 하지 않고 혼자 노는 것이 일상이다. 핸드폰으로 언제어디서나 게임을 하는데 심지어 수업시간을 가리지 않으며, 잠을 지세우기도 한다. 연애도 카톡으로 한다. “카톡” “카톡” 수시로 울리는 알리는 신호음 때문에 이웃에 있는 어른까지 업무를 볼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아이들의 손에서 스마트 폰을 제거하면 부들부들 떨고, 아이는 부모마저도 원수로 취급한다. 이는 스마트폰 게임 중독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부모들은 수십만 원씩 지출되는 통신비에 허리가 휘고, 해년마다 업그레이드되는 신형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애들과 갈등이다. 요즈음 부모들은 ‘스마트폰과 전쟁’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그런데 환상적인 디지털 세상은 본질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현상에 집착하게 만든다. 또 이성이 아니라 감성을 자극한다.
요즈음 아이들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내용에는 신속히 반응을 하지만 이성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내용에는 별 관심이 없다. 비이성화는 디지털콘텐츠가 성(sex)을 상품으로 점점 퇴폐화 되어 가는 것을 재촉하고 있다.
더 나아가 발생하는 사회문제도 심각하다. 극단화로 인한 자살증가, 범죄의 흉폭화는 묻지마 범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전투형 게임 중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게임을 하면서 생명을 경시하게 된 까닭이다.
우리나라 자살률 세계 1위는 인터넷의 발달, 게임중독과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서 정작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아이들의 미래다. 현재 아이들은 공업혁명 시대의 부모의 후광을 입어 환상적인 세상을 만끽하고 있다.
생일이나 졸업선물로 신형 핸드폰을 구입하고, 핸드폰 요금은 부모의 통장에서 자동이체 되어 나가고 있으니 돈은 걱정하지 않는다.
10년 후 세상은 어떨까. 국가적인 혼돈의 시대가 예상된다. 공업혁명의 세대는 은퇴로 경제력을 상실하게 되고, 디지털 세대는 자생력을 얻어 독립하여야 하는 시기이다.
귀한 애들의 미래는 희망과 다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대학 진학률은 세계 최고이나 낮은 취업률에 쥐꼬리 봉급은 통신비 지출로 어른 된 애들의 허리를 휘게 할 것이다.
디지털세대는 감성의 발달로 정신력이 약하여 힘든 일은 거부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혼자 놀다 보니 공동체 의식도 빈약하다는 점이다.
해법은 무엇일까. 쉽지 않아 보인다. 스마트 폰을 아날로그 폰으로 다시 교환하는 일정도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선 디지털게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된다. 대신에 자연의 아름다움, 힘든 삶, 대면하는 인간관계 같은 아날로그 체험을 하게 하자.
그리하면 감성보다는 이성, 개인화보다는 공동체 의식이 함양되어 애들의 경쟁력이 제고 될 것으로 믿는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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