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자(편집국장)

군청사 장소를 놓고 현재의 청사 문제점으로 교통 불편을 지적하고 있다. 외곽으로 나가자는 이유 중 하나도 교통문제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운동은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중심에 놓는다. 또한 도시재생의 핵심은 사람들을 도심으로 불러들이는 일이다. 당연히 도심권의 활성화 방안을 기본에 둔 도시재생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엔 문화가 탄생한다. 도시에 활기가 넘친다. 모든 지자체가 도시재생을 외치는 것도 도심에 활기를 넣기 위함이다.  
도시재생에 있어 간판을 정리하고 인도를 정리하는 것도 사람을 중심에 놓는 행위이다. 사람의 시선이 거리의 간판이 아닌 앞에 오는 사람과의 시선을 주고받게끔 하는 것이다.


청사장소 관련 토론회에서도 제기됐듯 교통문제는 의식의 문제이다. 물론 주차시설의 부족을 들 수 있지만 주차시설이 주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진 못한다. 선진국들은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도심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걷는 문화를 조성한다. 거리에 쉼터를 만들고 걷기 쉬운 인도를 조성하고 곳곳에 인간의 시선을 즐겁게 하는 상징물들을 넣는 행위 등은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도심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다.


한때 문화예술회관이나 관공서 등을 외곽으로 이전하는 것이 관례였다. 해남도 경찰서를 비롯한 교육청, 소방서, 읍사무소 등이 모두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지금의 도시재생의 핵심은 이러한 시설물들을 사람이 있는 도심 속으로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가 감소하고 노령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추구하는 것이 도시재생의 초점이다. 또 관공서 등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은 누구나 쉽게 접근하는 곳, 주민들의 삶 속에 녹아나는 일상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지난 29일 군청사 신축장소와 관련해 80대 노령의 노인이 사자후를 토했다. 해남군보건소도 너무 멀리 이전해 다리가 불편한 노인들은 이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남군 청사마저 외곽으로 이전한다면 노인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는 토로였다.
신청사 장소 고민은 해남읍의 재생과 맞물려 있어야 한다. 해남의 도시계획 속에 청사장소가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큰 틀에 대한 고민없이 단순히 청사장소만을 고려하는 것은 또 하나의 시설 중심의 행정을 펼치는 것이다. 현재 군이 추진하고 있는 현 위치냐 외곽으로의 이전이냐만을 놓고 주민들에게 결정하라는 것은 결국 해남읍의 전체 디자인 계획없이 청사라는 건물만을 생각하는 발상이다.


해남군의 목표는 힐링해남이다. 당연히 군청사를 중심으로 한 해남의 도시계획에는 힐링이 포함돼야 한다. 힐링의 중심도 사람이다. 도시재생도 결국 사람이 중심이며 그 속에 힐링도 포함돼 있다.
청사신축 장소, 너무도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 건물 하나를 이전하는 것을 놓고 결정하자는 것은 너무도 단편적인 행정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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