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년 전 그해도 이렇듯 초록물결 이었겠지. 그리고 6월 하순이었으니 많이 더웠으리라.
그 무더위 속에 전쟁을 치렀으니 오죽했으랴. 아니 어쩌면 생과 사를 넘나드는 순간순간 이었으니 차라리 더위같은 건 없었을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부모형제와 처자식을 두고들 어찌 눈을 감았을꼬.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님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잘 살고들 있으면서 이분들을 기리는 일에는 정작 소홀하지는 않고 있는지 옷깃을 여미고 성찰해 본다.
그나마 6·25 전몰군경 등은 대부분 호국 보훈대상이지만 소위 보도 연맹사건 등 전쟁전후 좌우 이념충돌로 빚어진 200만이 넘는(해남도 2000여명) 양민 희생자들은 어디서도 챙겨주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잊을 수 없는 영령들이 있다. 류성용이 징비록에서 밝히고 있지만 일본과의 7년전쟁 때 희생된 10만 순국선열과 180만 민초들의 넋이 그것이다. 이들도 모두 나라를 위해 싸웠거나 적에게 죽임을 당했지만 지금 우리는 그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한 사람의 목숨도 한스러워질 진데 외침과 남침으로 인한 희생자가 400만이 넘는다니 실로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하여간 지금의 나야말로 이분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존재하고 있는데도 이를 잊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미국은 맥아더 같은 전쟁영웅을 영원한 국부로 추모 하고 있지 않은가.
현충일은 종전 후인 1956년 4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에서 시작됐으며 이때 추념대상은 6·25 전몰군경이었다. 그 후 1975년 12월 관계규정이 개정되면서 공식적으로 그 대상을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로 학대하고 매년 6월6일 그분들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추념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추념대상이 확대 조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군의 경우 아직까지 우슬 현충탑안의 배향위는 6·25 전몰군경들의 영령들만 모셔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현행 규정에서 현충일 추념대상이 모든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로 하는 것이 맞다면 의당 개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많은 항일순국의병과 독립운동 희생자분들도 마땅히 모셔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록이나 증빙이 없어 법정 보훈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한 많은 의병들과 절대다수의 민간인 희생자들도 이날 함께 추념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연구 검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훈혜택도 못 받는데 현충일 날 추념도 못 받는다면 너무 가슴이 아프지 않는가.
이날 하루만큼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모든 호국영령들과 관련 민간인 희생자들까지도 차별이나 서운함이 없이 위로받고 영면할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남은 우리들의 도리요 의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참에 아주 ‘통합추모공원조성사업’을 제안한다.
사실 지금의 추모시설은 너무 비좁고 단조롭다. 그런데 주변에는 이미 항일운동추모비, 6·25참전 기념탑, 베트남전쟁참전 기념탑 등이 세워져 있고 각기 따로 추모식도 거행하고 있으며 이때 각각 예산지원도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통합추모공원과 합동배향제단을 마련해 현충일날 같이 지낸다면 시간적으로나 비용면 그리고 훈격에서도 적절 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 군의 경우 현재의 현충탑 주변 부지를 매수하던지 따로 통합추모공원 조성사업을 했으면 하는 의견이다.
사실 그동안 그 어떤 사업이나 시설보다 이 추모공원사업을 먼저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