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으로 3대째 막걸리를 빚어오고 있는 옥천주조장 송우종(47) 사장은 23년 동안 막걸리 외길을 걸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대한명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는데 대한명인이란 대한명인문화예술교류협회에서 특정분야 전문가 29명을 선정하는 것으로 송 사장은 막걸리 분야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대한명인에 선정이 된 것은 자색고구마 막걸리 개발이 큰 기여를 했다. 옛 문헌에서 쌀이 귀한 해남 해안가에서 고구마막걸리가 만들어졌다는 기록을 접한 송사장은 1년여의 실험과정 끝에 국내 최초로 자색고구마를 원료로 한 자색고구마막걸리를 출시했다. 처음엔 일반 고구마를 이용해 막걸리를 만들었으나 빛이 안 좋은 단점이 있었다. 이에 자색고구마를 이용해 제조해보니 향과 당도가 높고 뒤끝도 깔끔하고 빛깔이 고와 여성층에게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색고구마막걸리는 특유의 붉은 빛이 있어 유리잔이나 와인잔에 따라 마시면 더욱 운치가 있다.
색에 취하고 맛에 취하는 자색고구마 막걸리는 농촌진흥청과 한국전통주연구소 등의 전문가들이 색깔과 맛, 향, 뒷맛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 10개 업체 13종의 막걸리 가운데 부드러우면서 톡 쏘는 맛을 내는 옥천주조장의 막걸리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송 사장은 자색고구마 막걸리를 더 맑게 주조할 수도 있지만 현 주세법상 막걸리는 일정 정도의 탁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다.
울금막걸리 또한 송 사장이 야심차게 개발한 막걸리이다. 일본에서는 울금이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있다. 울금은 인도가 원산지로 노란 빛을 띠는데, 주로 카레의 원료로 쓰인다. 특히 울금에는 커큐민이라는 색소가 있어 염증을 제거해주고 간장 보호, 노화방지, 항산화작용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울금은 살균력이 강해 효모증식을 방해하기 때문에 맨 마지막 공정에서 첨가해야 한다.
옥천주조장에서 생산되는 막걸리는 대부분 목포와 강진, 영암 등지로 판매되고 있으나 대흥사 시설지구에서도 판매를 하고 있다.
현재 일본과 미국쪽 바이어들이 매일 한 커테이너 분량의 막걸리를 보내달라고 요청해오고 있지만 부인과 둘이서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도저히 물량을 맞춰낼 수 없어 포기한 상태라고 한다.
송 사장은 분자 변형에 관한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약간의 분자 변형으로도 당도와 맛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그 기술만 접목할 수 있다면 획기적인 막걸리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사장은 일본의 미생물 분야는 우리보다 30년 정도 앞서있는 것 같다며 일본에 뒤지는 것이 화가 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단다. 특히 분자변형 기술은 일본에 가서 배워오려고 하지만 가르쳐주지를 않는다며 하루속히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동동주와 울금막걸리는 반드시 흔들어서 마실 것을 권유했다. 울금의 색소는 비중이 높아 가라앉기 때문이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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