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신문보도에 의하면 현대문학사 100년을 기념해 상허 이태준(1904~?)의 중단편소설과 산문을 망라한 <이태준 전집> 1차분(전 7권)과 미당 서정주(1915~2000)의 시를 한데 모은 <미당 서정주 시전집>(전 5권)을 발간한다고 한다.
출판사는 은행나무이며 간행위원은 이남호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이고 동국대 서정주기념사업회 문인들이 참가한다.
그렇다면 서정주 시인의 인물됨을 알아보자.
서정주는 1915년 5월18일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서 출생했고 호는 미당(未堂)이며 일제 강점기 때의 창씨개명은 다츠시로 시즈오로 근대교육을 받은 아버지 덕분에 비교적 유복하게 학문에 정진할 수 있었다.
1933년 동아일보에 시 <그 어머니의 부탁>을, 시건설(詩建設) 7호(1935.10)에 <자화상>을 발표하며 등단한다. <자화상>은 교사로 재직하던 23살에 작성한 시이다. 너무도 유명해 학생들 사이에 애송되던 그의 <자화상> 첫 구절은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이다.
그런데 김흥규 연구에 의하면 그의 부친은 종이 아니라 ‘소작인을 관리하는 중간계층의 마름’으로 창씨개명한 이며 유복한 가정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외할아버지가 갑오년 동학에 참가해 전사한 것처럼 위장한다. 당시 동학 참가자들은 연좌제가 적용돼 해남 구석구석까지 뒤지며 씨를 말리는 판국인데, 핍박받은 민중의 집안인양 세상을 속임으로 출발한다.
창씨개명한 서정주는 일제 말기 징병제를 권유하는 시와 산문을 쓰는 친일 시인으로 행세하다 해방을 맞는다.
이광수, 김동인을 비롯해 친일문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눈치를 살피던 서정주는 이승만이 대통령권력을 잡기 위해 김구 선생 같은 민족세력을 견제하고 친일 세력을 옹호하자 이승만에 편승한다.
이승만 자서전을 집필하는 아첨, 미국의 의도에 맞춘 반공에 앞서는 관리직인 문교부 초대 예술과장도 맡는다.
그의 경력을 보면 우익의 조선청년문학가협회를 결성해 시분과위원장을 맡고 동아일보 사회부장 및 문화부장, 조선대 부교수, 동국대 교수 및 종신교수, 1949년 한국문학가협회 창립멤버로 시분과위원장, 한국문협 부이사장 및 이사장, 대한민국 예술원상, 중앙일보 문화대상 본상 수상.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노벨 문학상 후보에 5차례 추천된다.
서정주는 부인 방옥숙씨 별세 후 곡기를 끊고 맥주로 연명하다 2000년 12월 숙환으로 85세로 별세한다. 정부는 고인에게 금관 문화훈장을 추서한다.
참으로 화려한 경력이다. 시작 발표만하더라도 1천편이 넘는다.
그리하여 그가 시단을 좌지우지하면서 기른 제자만 하더라도 이원섭, 이제하, 황동규, 고은, 김초혜 등이며 서정주 모심을 떠받는 문인들은 ‘시인 중의 시인’, ‘큰 시인들 다 합쳐도 미당 하나만 못하다’, ‘한국이라는 부족 언어의 주술사’ , ‘시선(詩仙)’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시의 최고 경지를 일궜다고 합창한다.
과연 그러한가? 시선이라 부를 만큼 많은 다작이 시인의 재능 품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가계를 속이고 일제에 훼절한 다츠시로 시즈오라고 창씨개명한 시인이다.
서정주가 아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는’ 시를 쓰겠다고 일제에 항거하다 옥중에서 죽은 윤동주 시에 헌사함이 옳다. 서정주는 한 점 수치심도 모르며 출세를 향해 줄달음 해온 사양지심도 없는, 조선조 선비 모습은 눈꼽만큼도 없는 인간상이다.
세상살이의 옳고 그름을 판별할 능력이 없으면서 말재간을 부리는 인간을 시선이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서정주는 이승만을 몰락시킨 4․19의거가 못마땅한 판에 박정희가 쿠테타로 정권을 잡자, 지지 발언으로 출세가도를 달린다. 고려승 일연의 삼국유사를 시적 상상의 모티브로 삼아 시적 세계의 연원이 경상도 토양에서 발현하는 암유 및 상징화함으로 박정희에게 아부, 아첨떨기의 다작품을 낸다.
그는 80년 이전 시기부터 권력의 실세와 밀착하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전두환 대통령 후보의 찬조 연사,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축시를 헌사 한다.
또 TV방송에 출연해 일련의 파쇼정권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한다.
서정주는 완전한 컴맹이다보니 미국에 관한 인터넷 정보에 캄캄하다.
1969년 미국의 아폴로 11호 달 착륙 보도에 그는 감격의 눈물시를 신문에 발표한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서방국과 러시아는 사기극으로 간주한다. 진실 찾기엔 좌우익이 따로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