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지호(해남동초 4년)

우리 지역 소식을 모아서 전해주는 지역 신문이 매주 금요일에 배달됩니다.
전에는 아빠 엄마께서 신문을 보시면 ‘재미도 없고 지루한 신문을 뭘 보신다고 저렇게 집중을 하신다냐’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신문을 보는 재미가 솔솔 하답니다.
어제 지역 신문을 읽으면서 무심히 흘려버린 방범용 카메라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언니는 아침등교를 엄마의 자가 운전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항상 언니가 늦잠을 자는 이유로 아침마다 언니와 엄마는 짜증 대결을 하곤 하지요. 그날도 어김없이 지각을 할 것 같았습니다. 엄마의 차 속도는 빨라지고 차 안에서는 냉냉한 적막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삼산면 신호대기를 앞에 두고 운전하시는 엄마는 빨간 불인데도 주위를 살피시더니 신호 위반을 하시며 직진을 하시면서 한 말씀하십니다.
“너 때문에 신호 위반했다. 저기 방범용 CCTV도 있고만, 엄마 차 찍혔을까? 위반 딱지 날라 오면 네가 내라.” 부탁이 아닌 협박 비슷한 위협을 언니에게 던지셨습니다. 저는 분위기상 소리 없이 중얼거렸습니다.
‘엄마 잘못이시면서 괜히 언니 핑계대지 마세요!’
엄마가 갑자기 미웠습니다. 그러시면서 저에겐 ‘차 조심해라, 신호등 잘 지켜라’ 하시는 엄마의 행동이 내 마음에 거슬렸습니다.


그런데 송지면 어란에서 뺑소니 교통사고로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음주 운전에다 뺑소니까지 한 운전기사가 방범용 카메라에 그대로 찍힌 겁니다.
한 동네 주민이었던 피해자 할머니와 뺑소니 가해자 아저씨 기사 내용을 읽으면서 잘못한 아저씨의 행동에 화가 났습니다. 방범용 카메라의 고마움도 절실했습니다.


우리 엄마도 바쁠수록 질서를 지키고 규칙을 지키는 엄마가 되시도록 제가 말씀드려야겠습니다. 혹시라도 다음에 또 지각이라고 신호 위반을 하시면 제가 방범용 카메라가 되어서 혼내 줄 겁니다.
우리 주위엔 규칙을 어기는 사소한 일들이 많아 보입니다.
작은 규칙이 큰 재앙을 막아 줄 것입니다.
가족을 사랑하듯이, 우리 이웃을 사랑하면서 법사랑 실천에 앞장서면 방범용 카메라도 언제나 ‘고맙습니다’라고 찍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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