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자(편집국장)

새정치민주연합이 위기에 빠졌다. 신당창당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새정치의 위기는 호남에서 민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민주당, 그러나 문재인 대표는 착각을 했다.
한때 우린 민주당 깃발만 보고도 투표를 했던 때가 있었다. 거기엔 DJ란 인물이 있었다. 그는 억압받은 인물의 상징이었고 호남인들의 민주화를 향한 염원의 상징이었다. 호남인들은 자신들의 한과 DJ의 고달픈 정치인생을 따로 분리하지 않았다. 대통령을 향한 그의 꿈은 호남인들의 꿈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 꿈을 위해 호남인들은 깃발만 꽂아도, 그게 정답이 아닌 줄 알면서도 대의를 위해 민주당을 선택했다. 호남 사람들이 민주당을 선택했던 것은 DJ라는 거목 때문이었다. 문재인이 DJ를 대신할 순 없다. 예전처럼 민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될 것이란 착각, 지난 4․29재보선에서 문재인은 호남인들의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몰랐고 결과는 우롱이었다. 지금의 신당창당 운운은 어쩜 문재인이 만들어낸 부산물이다.


박근혜 정권은 대선 당시 잃어버린 10년을 외쳤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의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 했다. 이후 대선에서도 잃어버린 10년이 다시 대두될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얼룩진 이명박 정부, 세월호 참사와 각종 인사대란, 극단적인 국민들 간의 갈등과 분열 등으로 치닫는 현 정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이 나올법하다.
물론 호남을 대표한다는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노무현 정부 때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을 제치고 호남 대부분 지역에서 당선된 것은 호남유권자들의 변화의 바람이었다. 노무현은 구태의연한 민주당을 바꾸고 싶었던 것이다.
신당창당설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을 우려하는 것은 이후 다가올 대선 때문이다. 잃어버린 10년을 다시 찾아야 하고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가 시도한 사업의 계승 때문이다.


김대중은 남북평화의 문을 연 이다. 광복 70주년,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남북화해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결만이 남았다. 노무현이 남긴 것은 국가균형발전이다. 서울이 아닌 땅끝 같은 농촌도 고루 살아야 한다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현 정부 들어 자취를 감췄다.
신당창당, 호남 정당이 아닌 전국 정당을 표방할 수 있을 것인가. 문제는 호남인들의 마음을 살 DJ같은 중심축이 없다는 점이다. 자칫 내년 총선에서 야당 표 분산으로 여권의 압도적 승리만을 안겨줄 가능성 또한 크다.
민주당의 태동은 호남이다. 지금도 중심축이다. 그래서 새정치의 분열을 우려하고 있고 신당 창당에 대한 관심도 높다.


문재인 대표는 새정치연합이 여기까지 이르게 된 데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다고 기득권을 유지해온 호남 정치인들이 신당이라는 이름 아래 모이는 것 또한 찬성하지 않는다. 민주당이라는 이름만 되살려도 호남인들이 지지해 줄 것이란 사고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 향후 새정치연합이 어떻게 혁신하고 나갈지, 호남에서의 신당이 어떻게 구성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우린 문재인을 대표로 하는 새정치연합이나 민주당의 향수를 노래하는 신당보단 그들이 무엇을 추구하는 지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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