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진(晉)나라의 혜제(惠帝) 때 저작랑(著作郞)을 지낸 속석(束晳)이 아뢰기를 개척지인 양평(陽平) 지방으로 들어가 살게 했던 백성들을 다시 서쪽으로 이주시키자고 왕에게 제안한다.
속석은 “백성들을 서주(西州)로 이주시킴으로써 변방 지역을 보충하고, 이주에 대한 보상으로 10년 동안 부세를 면제해 주면 밖으로는 실제적인 이익이 되고, 안으로는 관용을 베푸는 일이 돼 일거양득(一擧兩得)이 될 것입니다”라는 진언에서 일거양득이 유래됐다고 한다.
2014년도 벼 가격지지를 위해 단행됐던 시장격리곡의 재고처리가 미진해 아직까지 작년도 사장격리곡과 정부양곡이 창고에 보관돼 있다 보니 올해 생산되는 벼를 수매해 저장할 수 있는 창고가 부족하게 됐다.
이는 정부양곡과 시장격리곡을 보유하고 있는 군내 정부양곡 창고 모두 겪는 문제이다. 당연히 올해 벼 수매가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의 정부양곡 재고와 밥쌀용 쌀 수입 등 여러 정황을 살펴보더라도 올해 벼 가격도 녹록치 않을 것이다.
현재 남북화해 모드가 진행되고 있고, 여러 채널로 대화가 모색되고 있다.
남북 이산가족 행사도 다시 시작되는 시점에서 인도적 차원의 북한 쌀 지원을 제안해 본다.
북한 쌀 지원은 진나라 속석(束晳)이 제안했던 일거양득(一擧兩得)이다.
북한 쌀 지원은 벼 공급과잉으로 초래되는 가격하락을 막고 동시에 같은 동포를 돕는 의미 있는 일이며,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정치적 관점에서 볼 때 “군수품으로 전환된다”,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는 분배되지 않는다”라는 우려의 말도 있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실수’는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대한적십자사 또는 세계적인 구호단체의 도움을 받아 지원품에 대한 지원 경로 및 실질적인 지원여부 등을 투명하게 관리한다면 그러한 우려는 기우로 끝나게 될 것이다.
올해 북한은 대 가뭄을 겪으면서 고난의 행군보다 더 힘든 시기를 예고하고 있다. 북한 동포들이 겪어야 할 고통을 물질적인 지원을 통해 해소해 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동포애는 없을 것이다.
수확기를 맞은 들녘에서 잘 익어 고개 숙인 벼를 바라보는 농업인의 애달픈(?) 마음을 알고 있는 농협의 조합장으로서 거시적인 안목과 대승적 차원에서의 북한 쌀 지원을 간곡히 요청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