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서는 앞으로도 대형공사가 계속된다. 삼산천 공사에 이어 고천암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군신청사에 이어 면사무소 청사 신축도 연이어 계획돼 있다.
1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공사는 대형공사에 속한다. 문제는 이러한 공사를 너무 난발한다는데 있다. 현재 공사가 거의 완료된 삼산천은 생태하천으로 복원한다며 107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공사 전과 후가 다른 게 없다. 대표적인 토목공사로 끝날 가능성마저 있다.
엄밀히 말하면 생태하천 복원은 그대로 두는 것이 오히려 생태를 살리는 길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고천암 생태공원화 사업도 데크시설 등이 들어섰다. 땅을 밟아야 할 곳에 데크가 들어서고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곳에 시설물이 들어선다. 200억원 이상이 투입된 고천암생태공원화사업 결과는 뻔하다. 괜한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는 도시재생에 눈을 돌리고 있다. 도시재생의 핵심은 과거의 보존이다. 과거를 보존하는 것은 그 지역의 문화 역사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것이며 고유한 지역문화 및 유물을 보존하는 행위이다.
해남군은 아직도 시원히 밀고 헐어 새것을 짓는데 익숙해져 있다. 군청사에 이어 면사무소 건물들도 낙후돼 신축이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인구가 축소되는 면에 맞게 유지보수의 방법은 없는지를 살필 필요도 있다.
또한 향후 고천암과 같은 공사사례가 있을 경우 아니오라는 소신도 필요하다. 고천암 사업을 추진할 때는 가창오리 떼가 군무를 형성하는 등 지금의 상황과 달랐다.
그러나 고천암의 생태가 급격히 변했는데도 생태공원화 사업은 당시의 상황에 맞춰져 있다. 과감히 맞지 않는 사업이라는 소신이 필요했던 곳이다.
모두가 도심재생에 고심하고 있을 때 해남군은 읍의 모든 골목길을 확장하고 있다.
한 집 넘어 차도가 뚫리고 있는 판이다. 이러한 정책은 분명 거꾸로 가는 행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