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희(북멘토)

필자는 올해 3월13일자 이 지면에 「해남에 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짓자」라는 제목으로 ‘우리는 아이들이 자연과 인간을 함께 아끼고 모든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공생의 윤리를 실천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해남 어린이 청소년도서관은 우리 어린이들이 더불어 사는 길의 정의로움을 알고 실행하는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누구나 ‘꿈꿀 권리’를 누리는 세상! 평가나 경쟁에서 벗어나 함께 배우며 스스로 배움의 동기를 찾고 저마다 성장의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은 해남의 미래다’라고 썼다.


해남에 어린이청소년 전용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대다수의 해남시민들이 공감하고 있었던 문제였고, 때마침 박철환 해남군수와 최장락 해남교육지원청장도 그 필요성을 공감하고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박은정 해남공공도서관장은 시민들의 뜻을 적극 수용해 지속적으로 설립에 관한 필요성을 건의했고, 해남군수와 교육지원청장 그리고 해남시민들의 의견이 김영록 국회의원에게 전달돼 국비가 확보되고 드디어 해남에 어린이청소년도서관 설립이 확정되게 된 것이다.


김영록 국회의원, 박철환 해남군수, 최장락 해남교육지원청장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함께 한 해남시민모두의 자부심 어린 일이자 기쁨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아직 어린이청소년도서관설립운동이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문제가 남아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시설들로 채워야 할까라는 문제이다. 단순히 어린이청소년 도서만 많이 비치한다고 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라 말할 수 없다.
도서관은 공동체의 플랫폼이자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해남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지식정보 전달은 물론, 꿈과 끼가 맘껏 발현될 수 있는 지성과 감성의 놀이터가 돼야 한다. 소통과 배려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익히는 공간, 다양한 예술체험이 가능한 21세기형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지기를 소망한다.
또한 학부모들을 위한 교육문화 공간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건전한 양육태도와 효과적인 부모역할 수행을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 품앗이 교육활동과 재능기부로 교육공동체를 함께 꾸리는 따뜻한 공간, 학습조력을 위한 다양한 배움과 예술체험이 가능한 곳이어야 한다. 


이런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 도서관은 단순한 공공건물로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활발한 여가활동을 충분히 배려한 건축, 아이들의 감성과 심미안을 자극하고 눈망울에 호기심이 가득하게 하는 실내 공간, 젖먹이 영유아부터 미취학 아동과 보호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안락한 환경, 아이들과 엄마들이 언제라도 찾아와 기꺼이 시간을 보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즐거움과 유익함이 가득한 도서관이 건립되길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공청회도 열어 여기에서 모인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에는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몇 백 년이 지나도 길이 남을 도서관을 짓기 위해 수 십 년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대충 도서관의 모양만 갖춘 도서관이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군청과 교육지원청 그리고 시민들이 3주체가 되어 도서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 모두 해남의 자랑이 될, 랜드 마크가 되는 빨간머리 앤의 초록지붕처럼 포근하고 다정한 도서관을 그려보자. 그리고 의견을 교환해보자.
해남시민 모두 함께 참여하고 모여서 우리가 함께 지어나갈 도서관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해남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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