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국회처리를 앞두고, 지난해부터 정부에서는 공중파 방송을 통해 ‘한․중 FTA 크고 바른길로 가겠습니다’는 공익광고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광고내용 중에 농부가 파프리카를 두 손 가득 안고 “중국에서 우리 친환경 농산물이 인기가 많다면서요. 우리 농산물이 중국 시장으로 힘차게 뻗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말하고, 자막에는 ‘93% 관세철폐로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 수출확대 기대’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에 국산 친환경 농산물이 수출된 사례는 거의 없다. 이는 중국이 병해충 전파 예방을 위해 2003년 도입한 수입위험분석 관리제도를 시행함에 따라 생과실, 과채류, 재식용 식물 등을 수입금지 품목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중국 인구는 13억5000만명(CIA기준)으로 유럽연합 인구의 2배, 미국 인구의 4배인 세계에서 가장 큰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다. 소비 주체인 1만 달러 이상 중산층이 5억명에 달하며, 10억 원 이상 현금자산가도 240만명에 달한다.
최근 중국 식품시장에서는 유기농 식품과 안전한 신선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멜라민 분유, 시멘트 호두, 하수구 식용유 등 식품안전 문제가 잇따라 불거짐에 따라 중국 소비자들이 식품안전에 눈을 뜬 것이 유기농 식품수요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다.
흔히 우리는 한․중 FTA 대책으로 13억5000만 중국인구 중 10%만 우리나라 농식품을 소비하면 된다는 식의 검증되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
중국에 진출하려면 먼저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야 한다.
중국은 전쟁으로 얼룩진 나라다.
또한 먹거리 역사다. 중국 왕조의 역성혁명과 공산당 혁명의 성공비결도 ‘밥’이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그들에게 있어 통치하는 황제가 중요한 것이 아닌 나에게 누가 식량과 안락함을 주느냐가 중요한 만큼 중국인은 먹는 것을 중요시 하고 있다.
중국은 하나라부터 청나라 말기까지 크게 14번의 인구감소를 겪어왔다.
한번 전란이 일어나면 전체 인구의 1/5에서 심하면 2/3 가까이 줄었다. 살아남기 위해 인간 처세, 생존철학, 병법이론 등이 생겨나면서 생존의 노하우가 생겼다.
중국은 현실적인 나라다. 중국 옛말에 ‘귀로 듣는 것은 못 믿고,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고 한다. 손으로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직접 한번 본 다음에 구매를 한다. 온라인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 있는 IT플랫폼을 운영해야 한다.
중국인의 특성을 반영하고, 중국어의 특성과 음과 뜻을 고려해 제품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중국 당국이 인정하는 신선식품 유기농 인증도 받아야 한다.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늘어나고 있는 수입산 신선식품으로 인해 수입규제가 날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중국 당국이 인정하는 ‘유기식품인증’, ‘무공해농산식품인증’과 같은 인증마크를 꼭 획득해 잇따른 식품 스캔들로 불안해하는 중국인들에게 신뢰를 줘 한국 신선식품만의 건강함과 깨끗함을 어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중 FTA로 인해 큰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분야의 피해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무역이득공유제 도입, FTA 피해보전직불제 보완, 농업정책자금 금리 1%로 인하, 밭농업 직불금 단가 인상 등의 피해대책을 세워 한․중 FTA가 농민에게 장밋빛에 그치지 않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