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천(전 해남동초 교사)

아동 삶의 만족도 OECD 꼴찌, 학습 시간 OECD 최고, 수면시간 OECD 최저. 보건복지부가(2014) OECD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대한민국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삶의 만족도가 낮고, 학습 시간은 가장 길며, 잠과 놀이는 결핍되어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학생들의 현주소이다.」좋은 교사 2015년 7월호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2013년 경북지역 명문 자율형 사립고에 다니던 학생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다. 그는 유서에 이렇게 썼다. “머리가 심장을 갉아 먹는데 더 이상 못 버티겠어요”
그는 전교 1등이던 학생이었으며 학교 폭력을 당한 적도, 우울증 증세도 없었다. 한마디로 좋은 성적을 위해 죽도록 공부한 학생이었다. 
교육의 목적이 점수는 아닐진대, 본질에서 벗어나 성적이라는 말처럼 들린 지는 오래다. 물론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취업 자체가 어려운 나라에서 취업을 보장 받고, 그것도 좋은 직업을 선택하려면 우선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성적이 좋아야 하기에 머리가 심장을 갉아먹더라도 자나 깨나 경쟁의 끈을 놓을 수가 없고 직업 선택도 타고난 재능이나 취향과는 달리 대부분 성적에 따라 결정되어지는 것이 현실이니까.


인간은 지⋅정⋅의(知情意)를 갖춘 존재다. 우리의 값진 인생을 위해서는 지(知), 정(情), 의(意) 이 세 가지가 우리 내면에 올바르게 자리를 잡고, 각 요소들 간의 연결과 균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래서 지⋅정⋅의(知情意)를 고루 갖췄을 때 ‘사람답다’고 한다. 그러나 현금의 지식편중 교육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요즘 사회 현상을 보면 학력은 높아진 반면 본을 보인다거나 규범을 지킨다거나 남을 배려한다거나 바른 것을 선택하는 신념이나 모습들을 보기 힘들다. 마하트마 간디가 말한 사회적 죄악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2006년 한국을 방문했던 유엔미래포럼의 대표적 학자이자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의 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은 뼈아픈 경고를 했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아침 일찍 시작해 밤늦게 끝나는 지금 한국의 교육 제도는 산업화 시대의 인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다.”


또, 앨빈 토플러 이후 최고의 미래학자로 평가받는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라는 저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세상은 새롭게 재편된다. 새로운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 시대다. 획일화된 교육방식에 선행학습이 판치는 오늘의 현실로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본격적인 활동을 할 때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이 되지 못한다. 지식 능력이 성공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


새로운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의 조건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 역동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창의력과 감성적 공감 능력이 뛰어난 우뇌형 인재다”고 했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교육은 상태가 아니라 변화이다. 지정의(知情意)를 골고루 갖춘 조화로운 인간을 육성하는 것이 교육이다. 또,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과 잠재 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돕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아이들이 맞이하게 될 급변하는 미래에 더 바르게, 더 자기답게, 더 행복하게, 더 아름답게, 더 즐겁게, 더 유일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 대한민국 아이들은 갇혀 산다.
윌든의 작가 소로는 이런 말을 남겼다. ‘새장에 갇힌 새는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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