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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최악 아닌 차선 위해 투표한다
선거란 최고 뛰어난 인물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선을 선택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난 투표하겠다.
이번 지방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많이 떨어져 있다. 큰 선거의 경우 이미 당락이 굳어졌다는 판단도 한 몫하지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픈 후보가 없다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어쩜 역대 선거 중 가장 인물란을 겪고 있는 것이 이번 선거일 것이다. 한편에선 후보들의 능력 평가보다는 나쁜 놈 중에서 그래도 덜 나쁜 놈들 뽑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슬픈 현실이지만 그래도 그게 지방자치를 조금 더 나아가게 하는 행위이다고 보기에, 더 나쁜 놈의 진출을 막기 위해 난 투표하겠다.
농번기철 선거, 해남 최대 유권자인 농촌이 바쁘다보니 선거 이야기를 나눌 틈이 없다. 농번기철 선거는 그나마 인물선거를 막게 한다. 다양한 여론이 형성되고 거론돼야 하는데 그러한 기회가 차단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내 지역출신, 특정 정당에 대해 투표하는 경향이 짙어진다. 그래서 농번기철 선거는 가장 보수적인 경향의 투표, 진척되지 않는 투표성향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나의 한 표가 4년의 해남을 결정한다는 판단은 꼭 필요하다. 나의 아이들의 미래가 달린 소중한 한 표라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
심각한 인물란을 겪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 그래도 필요한 것은 도덕적 잣대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상생보다는 극단적 사고와 처방, 토론과 경청보다는 책임론이 앞선다. 너무도 살벌하다. 그래서 따뜻한 가슴을 가진 후보도 필요하다.
후보 중에는 지방자치 발전에 필요한 인물들이 있다. 반대로 정치권에 진출하자 않아야할 후보도 분명히 있다. 후보에 대한 변별력을 갖자.
해남선거가 언제부터 졸부들의 행진이 돼 버렸는지 자문도 해 본다.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야할 이들이 해남군 살림을 맡겠다고 나서고 있다. 자신의 삶도 못 챙기는 이들이 8만의 삶을 챙기겠다고 나서고 있다. 조금의 돈만 있으면 정치를 꿈꾼다. 해남은 어느 순간 이러한 정치지형, 인물지형을 만들어 버렸다.
이러한 정치지형을 문제없이 받아들었을 때 향후 선거는 더 인물의 하향평준화를 걷게 된다. 졸부들의 행진은 계속되어 진다. 내가 지역사회에 어떠한 악 영향을 미쳤는지, 나의 삶이 결코 바람직하지 못했는데도 떳떳하게 후보로 나서는 선거문화를 바꿔야한다. 그것은 그나마 더 나은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한 표가 해남의 선거문화를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도 교과서적인 이야기이지만 후보들의 경력과 범죄행위, 체납행위 등을 꼼꼼히 살펴보겠다.
선거 막바지에 이르면서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조용한데 후보들 간의 치열한 암투는 전쟁을 방불케한다.
유권자들은 흑색선전을 싫어한다. 상대방에 대한 비방도, 고소 고발도 싫어한다. 이러한 선거분위기는 유권자들을 더욱 선거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해남의 가장 골칫거리였던 향응제공과 매표행위는 많이 줄어들었다. 예전 선거 때는 작은 모임에도 음식이 제공되고 음식이 줄줄이 배달되는 진풍경을 보였었다. 모든 가구에 돈이 살포되는 선거였다. 그러나 해남 선거문화가 깨끗해지고 있는 반면 인물의 하향평준화는 더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후 조용히 진행됐던 선거가 이젠 연설도, 로고송도 흘러나오고 있다. 아침 출근길 길목에서 선거운동원들의 인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소중한 한 표, 아무리 강조해도 중요하고 또 중요하다. 진짜로 안 될 후보를 낙선시키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후보의 선택이 해남의 지방자치, 선거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난 투표한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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