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뭐길래

그동안 호남을 기반으로 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잇따른 선거패배로 인한 책임론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갈라지게 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양측 모두 이유와 변명이 있겠지만 이번 사태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문재인 대표에게 있다고 본다.
무릇 지도자는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치는 선거로 말한다. 한번도 아니고 두 세번씩이나 패배했으면 그 수장이 책임져야 하는 건 당연지사 아닌가.
또 하나 정치가 무엇인가. 한마디로 국민을 위하고 이롭게 하는 것 아니겠는가. 새삼 한국정치의 치부를 꺼내기도 싫지만 시시각각 벌어지는 경제전쟁 그리고 절박한 청년실업문제 등 산적한 국사를 제쳐두고 오직 당리당략의 유불리만 계산하고 있는 것 같아 울화통이 터진다. 아울러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정치력은 보이지 않고 서로 상대 탓만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새삼 노자(老子)의 상선약수(上善若水)와 부쟁지덕(不爭之德)의 정치철학이 그립다.
더 큰 문제는 국민들로서는 좋든 싫든 이런 정치의 영역 속에 계속 살아야 하니 그것이 더 고통스럽고 참담할 뿐이다.
한편으로 중차대한 것은 우리 정치의 망국적 병폐인 지역주의이다. 자고로 독점과 독식은 정체와 퇴행을 부른다. 시․도의원과 시․군의원 선출에 이르기까지 같은 당의 공천과 내천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지 않는가.
그 지역의 국회의원과 수장 그리고 의회가 한솥밥 먹는 식구인데 집행부에 대한 올바른 견제와 감시가 이뤄지겠는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결국 쓸데없는 지역감정으로 양쪽에다 독점체제를 만들어놓고 그 피해는 다시 자신들이 안고 있는 꼴이다. 호남사람들한테 말한다. 결국 지역감정으로 선거하면 백전백패한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벌써 몇 배 차이가 나는 인구수가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바꿔 말하면 뭉치기 법칙의 반대개념이다. 뭉치면 뭉칠수록 지는 것 밖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 경상도는 마냥 이로울까. 앞에 말했지만 독점 앞에 전진은 없다. 따라서 이제 국민 모두의 힘으로 중대선거구제와 석패율제 같은 것을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순천과 부산 일부 지역에서 싹튼 인물 위주의 선거문화를 되살리면서 하루 빨리 이 망국적인 지역주의와 일당독점체제에서 벗어나야하고 우선 먼저 기초단체장 등의 정당공천제부터 없애야 한다.
그동안 우리군 선거 또한 예외일 수 없었다. 국회의원의 당적에 따라 군수는 물론 도·군의원까지도 같은 맥락으로 이뤄진 게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그 피해 또한 고스란히 우리 군민들이 안아왔다. 항간에서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군수공천 공과가 회자되기도 한다.
그간 몇 몇 군수의 도중하차 문제도 결과적으로 공천을 잘못한 국회의원의 책임이라는 얘기다.
보도에 의하면 내년 총선에 우리 지역에서만 7명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또 우리군 출마자들의 단일화문제가 화두다. 후보단일화, 보기 따라서는 이 또한 소지역주의로 말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일찍부터 다자구도보다 1:1 승부를 선호하고 있다.
정치가 뭐길래. 왜 이리 너도 나도 일까. 역설적이겠지만 그것은 현역 국회의원의 능력문제를 포함한 불만의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또 그만큼 매력적인 직업으로 선호받고 있는 증거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하여간 선택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정치 불신과 정치실종의 시대, 우리 정치무대의 어두운 그늘을 밝혀줄 흑기사 같은 참정치인은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