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국장

더불어민주당이 통째로 안철수의 국민의 당으로 전환되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결국 문재인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릴 상황에 처한 것이다. 호남 민심도 더불어민주당을 떠나버렸다. 과연 정통민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지난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그야말로 블랙홀이었다. 정통민주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을 비롯해 전국을 통째로 먹어치우며 제1당으로 등장했다.  
이때 민주당은 전남에서만 겨우 5석을 확보, 민노당에도 뒤진 제4당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4년 후 민주당은 다시 일어나 제2당으로 우뚝 섰다. 민주당을 비롯한 한국의 정당 체질을 바꾸겠다고 창당한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에 흡수돼 버렸다. 안철수 국민의 당도 이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의 물갈이를 외치며 당의 개혁을 주창했다. 그러나 물갈이는커녕 당마저 와해될 위기다.
개혁, 정치에 있어 영원한 화두다. 그러나 개혁은 아무 때나 외쳐대는 구호가 아니다. 거대 여당인 새누리당과 철권을 휘두르는 박근혜 정부 앞에서 한명이라도 더 뭉쳐야 하는데도 내부 개혁을 외쳐댔다.
거대한 파도가 국정교과서 추진과 한일간의 위안부 문제, 냉전체제 부활 등을 밀고 오는데도  집안의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우선이라며 야단법석을 떨었다. 쓰레기를 치우기도 전에 거대한 파도에 몰살될 수 있는데도 무슨 쓰레기를 치우겠다고 빗자루만 꽉 잡고 있다 맞은 파국이다. 그것도 거대한 파도로 인한 파국이 아닌 내부 분열로 인한 파국이다.
개혁이란 힘의 우위에 섰을 때 외치는 구호다. 힘이 약할 때는 연정과 연대, 합작 등으로 힘을 키운다. 하나의 나라가 개국할 때도 처음엔 여러 세력들을 규합한다. 개혁은 개국이 성공했을 때 이뤄진다. 민심을 잡기 위해 개혁을 하고 자신의 뜻과 같은 이들을 중심으로 정치를 펼치기 위해 개혁을 한다. 힘이 약했을 때의 개혁은 외부 힘에 의한 것보다 내부 분열로 인해 와해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위기는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그들이 주창하는 개혁의 내용이 아무리 정당할지라도 국민들의 입장에선 하나의 패권주의로 보인다. 진보든 보수든 패권주의적 태도에는 신물이 난 국민들이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패권주의에 대한 민심 이반 때문이다.
해성처럼 나타나 제17대 총선에서 전국을 싹쓸이했던 열린우리당은 4년도 채 안돼 민주당에 흡수됐다. 정통민주당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대목이자 열린우리당의 잇따른 개혁의 실패가 원인이었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오는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할 위치에 놓여있다. 전국 단위에선 몇 석을 확보할지 모르지만 호남에서의 선전은 충분히 점쳐진다.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처지이다. 새로운 출발이기에 개혁과 선명성이 생명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출발하기에 호남에서부터 개혁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간판만 바꾼 더불어민주당이 될 경우 버림을 받는다. 그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이 체질을 개선한다면 열린우리당처럼 정통민주당에 흡수돼 버릴 수도 있다. 국민의당의 실험대는 호남이다. 호남인들이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해 온 것은 지역주의가 아닌 거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민주주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다.
안철수의 국민의당, 호남의 민심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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