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국장)

호남출신 국회의원들의 더불어민주당의 연이은 탈당으로 호남민심이 한순간 안철수 국민의당으로 쏠렸다. 안철수 국민의당이 너무도 쉽게 호남의 더민주당 조직을 통째로 흡수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국민의당으로 쏠리던 민심의 흐름이 돌연 멈췄다. 오히려 더민주당을 지켜야 한다는 쪽으로 흐르는 모양새이다.
그렇다면 한순간 안철수 국민의당에 쏠렸던 민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국민의당 지지보다는 더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낳은 결과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당은 불안정하다. 양당구도인 한국의 정당구조를 3당구도로 바꾸겠다는 안철수 의원의 목표도 불안정할 수 있다.
최근 국민의당의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국부발언에 이은 박근혜 대통령의 입법촉구 서명참여에 대한 지지발언은 불안정을 넘어 간담마저 서늘하게 했다.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지난 14일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논란이 일자 닷새 만에 4·19 단체를 방문해 사과를 했고 이어 백범 김구 선생 묘역과 광복회를 찾아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지난 19일에는 국민의당 최원식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입법촉구 서명과 관련해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낀 것이다고 평가했다.
다음날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부랴부랴 나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정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절차, 기구들을 내팽개치고 경제단체가 주관하는 길거리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전대미문의, 참으로 기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불을 끄고 나섰지만 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혼란만 남겼다.  
더민주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다. 안철수 국민의당은 더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기반이며 따라서 이들도 호남을 기반으로 전국정당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호남의 정치성향을 살필 필요가 있다. 호남지역이 정통민주당을 지지해온 것은 거대여당의 견제, 더 나아가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확장시키자는 의미에서이다. 단순히 지역주의에서 나온 지지는 결코 아니다.
따라서 호남인들의 투표성향은 쏠림이 강하다. 가능성이 있는 야당에 표를 밀어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떠났던 호남의 민심은 더민주당이 혁신의 길로 나서면 다시 돌아설 수 있는 민심이다. 안철수 국민의당이 호남의 민심을 얻으려면 더민주당의 이반에서 나온 어부지리 민심이 아닌 당의 정체성과 지향성에서 나와야 한다. 그 정체성엔 민주주의의 가치, 역사발전이라는 진보의 가치가 담겨야 한다. 이승만의 국부발언과 박근혜 대통령의 입법촉구 서명참여 지지발언은 역사발전에도 민주주의 가치에도 어긋나는 것이며 이는 호남의 정치성향에 정면으로 반항하는 행위이다.
국민의당이 경제정당을 표방하고 중도세력을 껴안은 정당으로 나아간다고 해도 그 바탕에는 한국사회가 지향해온 역사와 민주주의 가치는 담겨야 한다.
호남을 기반으로 시작된 야당의 분열과 각종 신당의 출연, 이 구도가 오는 4․13총선까지 어떤 모습으로 흐를지 짐작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을 표방했다면 한국의 민주주의를 이끌었고 역사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했던 호남의 가치만은 담아야 한다는 것, 이것은 짐작이 아닌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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