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마을이 형성되기까지는 수백 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마을의 역사는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서의 통일성, 서로의 삶에 대한 가치의 공유 등 인간에게 필요한 다양한 것의 공유를 의미한다. 이러한 역사 속에서 공동체가 형성된다.
주민들 간에 생기는 갈등은 법보다는 상호 조율을 통해,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해결된다.
해남군에는 인구유입을 목적으로 새로운 전원마을들이 조성되고 있다. 대도시 주민들을 위한 마을이다. 그러나 아파트도 아닌 농촌에서 인위적 마을이 정착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너무도 다른 이들이 모여 한순간 마을을 형성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도 아니고 또 기존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고려되지 않는 정책이다.
터전만 닦아주면 이주해온 이들끼리 알아서 살라는 것, 그들도 힘들다. 갑자기 모여든 타인들과의 삶이라 이해요구가 상충했을 때는 조정의 여력이 없다.
현재 해남에서 생긴 전원마을들로 기존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이질감은 커가기만 한다.
집 모양부터 시작해 살아가는 모습의 차이, 농사짓고 고기 잡으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주민들에겐 이질 그 자체이다. 농촌에 비어있는 한 두 채의 집에 도시민이 이주해오는 것과는 너무 다른 풍경이다. 기존의 마을 옆에 또 하나의 마을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해남군은 전원마을 조성을 위해 한 마을당 1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반시설을 조성해 준다.
주민들은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질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한다. 인구정책의 방향을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 이주를 막는 것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문내면 무고리에 들어선 지중해마을, 너무도 환상적인 마을이다. 그러나 정작 그곳에서 살아온 주민들에겐 결코 반가운 존재가 아니다.
이주해온 이들 간의 분쟁으로 마을공동체마저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마을 정책, 원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 기자명 해남우리신문
- 입력 2016.02.29 12:15
- 댓글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