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말이 참 많다.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서도 그렇고 6·2지방선거에 관해서도 그렇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말이 많다보니 새로운 사실을 접할 때면 의심부터 하게 된다.
의심을 하면 유쾌하지 않은 망상이 생기게 마련이다. 망상은 다시 편견과 선입견을 야기해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한다.
한 농부가 도끼를 잃어버렸다. 도끼를 도둑맞았다고 생각하니 이웃집 아이가 수상쩍었다. 걷는 모습도 불안해보이고 말투 또한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만 같았다. 특히 자신과 마주치면 슬슬 피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도끼도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를 하러 다시 산에 올랐다가 우연히 잃어버린 도끼를 찾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지난번에 나무하러 왔다가 그냥 두고 갔던 것이다. 도끼를 찾고 나서 다시 옆집 아이를 만났다. 이번에는 그의 행동이 전혀 수상쩍어 보이지 않았다.
의심에 관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어느 부잣집 담장이 장마로 무너졌다. 이를 본 아들이 말했다. “빨리 수리하지 않으면 도둑이 들지도 모릅니다.” 공교롭게도 옆집 노인도 똑같은 말을 했다. 며칠 후 정말 그 집에 도둑이 들었다. 그러자 부잣집 주인은 자기 아들은 선견지명이 있다고 칭찬하면서도 옆집 노인은 도둑으로 의심했다. 똑같은 말을 했지만 한 사람은 칭찬을 받은 반면 다른 사람은 의심을 받아야 했다. 왜 그럴까. 그것은 바로 편견과 선입견 때문이다.
6·2지방선거에 북풍이 불고 있다. 북풍 또한 선입견과 편견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이다.
천안함 사태는 국가의 안위와 관련된 사안으로 신중해야 한다. 정부의 천안함 침몰조사 결과 발표 후에 남과 북이 초강경으로 맞대응하면서 국민들은 전쟁의 공포에 가위눌리고 있다. 정부는 천안함 사태가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미 주가는 폭락을 거듭하고 있고, 원 달러 환율도 급등을 하고 있다.
6·2지방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천안함 사태와 함께 검증되지 않은 말들이 유포되면서 날마다 새로운 형국이 조성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툭하면 호박 떨어지는 소리’라는 말이 있다. 이 말 또한 편견과 선입관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현상을 잘 보여준다. 적극적으로 사실을 확인하지 않으면 오해를 낳을 수밖에 없다.
이번 6·2지방선거를 현명한 판단을 검증하는 자리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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