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천식(서예가)

집이란 것은 그 사람 또는 그 가족의 최소한의 행복을 위한 공간이다. 또한 집주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다.
필자는 지금까지 3채의 집과 2채의 창고, 개보수 2채 등 모두 7채의 건물을 짓거나 개보수를 했다. 최근엔 내가 살 집을 건축했다. 2년 동안 터를 찾고 찾아 교회가 가깝고 전망 좋은 곳 100평을 마련했다.
내가 초등 5학년까지 살았던 이웃에 터를 잡았는데 금호호 일출이 멋있고 일성산의 경치 또한 한 폭의 산수화다.
집을 짓기 전 일산 코엑스 건축 박람회를 찾아 필요한 정보를 얻고 파주 출판의 거리에서 우리나라 각양각색의 건축 모델을 보며 집 설계를 결정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설계가 나오는 바람에 몇 번의 수정을 거쳐야 했다.
터파기를 하고 잡석을 10센티 깔고 다진 다음 스티로폼을 10센티 높이로 깔아 습기가 오르는 것을 방지했다. 기초는 철근을 2중으로 30센티 간격으로 배열을 하고 레미콘은 강도 240으로 40센티의 두께로 타설했다.
기초공사를 완료하고 7일이 지난 후 건축 박람회에서 본 블록으로 벽체를 쌓았다. 그리고 지붕은 중고 우레탄 판넬 150티로 했는데 우레탄 판넬은 단열에서 아주 우수하고 중고라서 가격도 저렴했다. 그 위에 단열과 미적 감각을 위해 수입 기와를 올렸다. 수입 기와는 벽체에 사용한 블록을 생각해 검고 갈색에 가까운 색을 선택했다.
창호는 엘지 해안바를 사용했다. 해안바는 태풍에 비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한 창호이다.
벽체 외벽은 석고와 합판을 사용했는데 이는 벽에 습기가 스며들어 벽지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며 벽체에서 3센티를 떼고 석고를 붙였다. 내벽은 미장만하고 도배를 했다.
요즘 새집들은 벽에 나무를 많이 사용하는데 경제적 부담을 생각해 천정에만 포인트로 편백나무를 사용했고 간접등은 고풍스럽게 창문 형식으로 제작해 운치를 더했다.
보일러는 기름보일러를 설치했고 바닥에 스티로폼 5센티를 깔아 단열과 습기를 잡으려 노력했다.
벽체에 수납공간을 만들어 붙이니 아이들 책꽂이와 서랍이 해결돼 방안이 깔끔하다.
부엌은 늘 사용할 짝궁의 의견을 따라 시공했다. 공간은 좁은 듯하나 활동성이 좋고 사용하기에 아주 편리하다.
현관문은 겨울철 결로 때문에 물이 흐르는 경험을 했던 기억이 있어 단열문으로 처리했고 신발장은 밑에 문짝을 두지 않아 신발을 벗고 바로 발로 밀어 넣어둘 수 있도록 했다.
신발정리가 한결 쉬어졌다. 그리고 신발장에 큰 거울 두 개를 붙이니 들어오고 나가는 길에 거울을 보기가 편하다.
오가는 사람과 소통을 하려 담장은 가슴 높이로 쌓았으며, 누구라도 쉽게 집에 들어오도록 대문을 달지 않았다.
건물을 모두 완공하고 준공을 해야 하는데 상하수도 시공, 가스 시공 후 안전검사를 받아 제출해야 했다. 여기에 토지 형질 변경을 해야하니 건축설계와 토목설계가 설계단계에서부터 소통이 이뤄야 함을 알게 됐다. 다행히 난 사람을 잘 만나 남들처럼 애를 먹지 않았다.
모두가 품삯을 받아가니 일한만큼 돈을 주면 됐다.
그러나 도급으로 집을 짓다보면 처음 계약 금액을 초과해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재료도 허술한 비급을 사용해 분쟁의 소지가 발생한다. 이번 집을 지으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해 중간에 뜯고 다시 쌓고 다시 시공을 하곤 했다.
집을 직접 지으려면 미리 많은 곳을 견학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직영으로 지으면 같은 돈으로 더 좋은 집,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집을 완성했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미리 많은 정보를 구했으면 더 좋은 자재를, 더 저렴하게 사용했을텐데, 공간도 더 효율적으로 배치를 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해본다.
옛날 중국의 어느 분은 좋은 친구와 이웃하기 위해 집값의 열배를 더 주고 집을 샀다고 한다.
좋은 이웃은 내 삶의 행복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란다.
난 내 삶의 방향을 믿음에 두고자 하는 짝궁의 신앙에 맞춰 교회에 최대한 가까운 곳에다 새 터를 잡았다.
이 집에서 우리 가족은 행복한 생활을 하며 지인들에게 행복을 전하길 꿈꾼다.
새 집을 짓고자 하는 이들이 찾아온다면 조금의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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