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출신의 무형문화재를 조사 취재하는 과정에서 느낀 것은 해남에 무형문화재가 정말 많다는 것이었다. 인간문화재만 10여명이 넘는다. 대통령상 수상자까지 합치면 40여명도 넘는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 해남에서 태어나고 해남에서 재능을 익혔지만 대부분 외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남의 문화토양이 그만큼 척박하다는 이유에서이다.
해남의 척박한 문화로 강강술래마저 그 정통성이 진도로 이전돼 버렸다. 강강술래는 해남과 진도가 함께 묶여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 지정 후 진도의 강강술래 맥은 끊겨 버렸다. 이후 해남강강술래가 전국의 조명을 받게 되자 진도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영향으로 해남 강강술래가 진도로 전수되게 된다. 또 정치적 힘의 논리에 의해 문화재청 지정 강강술래전수관이 진도에 지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우수영에서 강강술래를 이끌고 있는 인간문화재들도 진도전수관에서 제자들을 양성하기에 이른다.
해남은 현재 강강술래를 진도와 분리하려는 움직임을 하고 있다. 해남의 정통성이 깃들고 정체성이 짙은 해남원류의 강강술래를 지키기 위해서다.
해남은 문화관광지이자 농수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만드는 이는 해남 사람들이다. 전문적인 사람들이 있어야 지역은 다양한 문화가 꽃피고 창의적인 도시가 된다. 사람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이다. 해남은 관광산업과 각종 건물 투자에 비해 사람에 대한 투자에 대해선 인색한지 살필 필요가 있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사회가 더 발전된다. 결국 사람이 사회를 움직이고 발전을 견인하기 때문이다.
문화란 그 지역의 정체성이다. 오래도록 쌓인 정서이다. 해남은 고법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고법 인간문화재만 4명을 배출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해남에서 대접을 받지 못한다. 아쉬운 대목이다. 인심 좋은 해남, 외지인에게 인심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 해남이다. 그러나 정작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에 대한 민심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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