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환군수가 구속 된 지 오늘로 꼭 100일째다. 군수 유고사태 속에서 부군수 인사(교체)논란과 후반기 의회 원구성의 파란까지 해남호는 실로 바람 잘 날이 없다.
해남은 자고로 드넓은 땅덩어리 만큼 넓고 포근한 인심의 고장이었다. 너무 좋아서(?)일까. 이러한 인심은 한때 물감자에 비유되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관선 때 고위공직자들의 배치희망 일번지가 해남이었다. 특히 나쁜 말은 우슬재를 넘기지 않는다는 덕목도 간직하고 있던 곳이 해남이다.
하지만 세상이 많이 변했다. 갑자기 이룩한 고도산업사회와 지방선거시대를 맞으면서 순수하고 넉넉한 인심은 변화를 맞고 말았다. 비단 우리만의 일은 아니지만 좁은 지역 안에서마저 세대간. 계층간. 이웃간의 갈등이 우려스럽고 굳이 이념문제까지는 아니지만 일부계층의 급진성향과 대다수 군민들의 침묵. 방관주의가 걱정된다.
각설하고 한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째 군수의 구속 사태라니 참으로 부끄럽고 기막힐 노릇이다. 군민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향우들까지 같은 해남인으로서 낯 부끄럽다고 하소연 한다.
그런데 이번 박철환 군수의 경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안가는 부분이 많다.
우선 근평조작 혐의의 경우 문제를 제기하는 쪽에선 전국 초유의 사건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그 실 그것은 관계의 오랜 관행이었고(그렇다고 죄가 없다 말할 순 없지만)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문제 된 바 있지 않은가. 또 감사원에서 이미 조사, 처분, 고발한 것을 다시 또 지역에서까지 고발할 필요가 있었을까? 특히 뇌물수수(공여) 혐의의 경우 진행 중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것을 보았을 때 이것은 누가 뭐래도 무리한 고발이고 제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아울러 재판에서 가려지겠지만 소위 문재인 펀드(2000만원 건)의 경우에도 이것을 뇌물수수로 보기에는 일정 한계가 있다 보여질 때 검찰의 구속기소 또한 성급하고 무리한 결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여기서 필자는 추호도 깨끗한 지역사회를 추구하는 모 대책위의 활동을 반대할 생각은 없다 또 일부 시민단체의 진보주의 또한 사회개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동의한다. 문제는 과유불급, 한마디로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이다.
찢겨진 민심, 언론도 나뉘는가.
이쯤에서 우리 모두에게 되묻는다. 이번 군수 구속으로 진정 우리에게 남겨진 게 있는가. 군수가 직원 승진과정에서 돈을 받았다거나 다른 확실한 부정비리가 있다면 당연히 퇴진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번 박군수 사건의 경우 군민 대다수는 지금까지 밝혀진 사안만으로 일군의 민선수장을 구속시킨 게 온당 하느냐고 되묻는다.
3개월간의 군정표류, 우리에게 남겨진 게 무엇인가.
치열한 생존경쟁의 시대, 군수를 정점으로 모두 머리를 맞대 하나가 되도 될까 말까 하는 판국에 일부 민심이 분열 조장되고 선장없는 배는 우왕좌왕 하고 있다. 군민과 향우들의 깊은 상처는 제쳐 두고라도 지난 3개월간(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지만)의 군정 공백을 경제 가치로 환산한다면 상당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군민들 몫이다.
해남에는 현재 72개 사회단체가 있다. 그러나 이번 고발운동에 참여한 단체는 없다. 반면에 이번 사안을 주도한 단체는 자칭 7개 시민단체(이중 6개는 각종노조지부)이다 72대 7, 단체수로 시민운동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이는 곧 극소수의 일부 단체들이 어느 사안을 침소봉대하고 반대여론을 확대 재생산하지 않느냐는 의문점을 갖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때문에 재판결과에 따라 누군가 책임지는 사람(단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근간 부군수 인사(교체) 불발(?)과 관련 양대 지역신문은 서로 상반된 보도를 낸 바 있다. 두 신문 모두 1면 톱으로 다룬 이 기사에서 모 신문은 부군수 인사(임용)권이 도지사가 아닌 군수에게 있음을 밝힌 반면 또 다른 신문은 양 모 부군수의 인사 항명으로 우리 군에 손해를 입힐 것이라 보도했다. 조그마한 지역에서 두 중추 신문이 이렇게 다른 관점으로 군정을 바라본다 했을 때 과연 지역언론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언론의 생명이 감시와 비판이라지만 이것도 지나치면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흐르기 쉽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은 우리 모두 조용히 재판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지만 이번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반면교사와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지를 함께 생각할 때다. 흩어진 지역 민심을 하나로 묶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싶다. 군과 군의회 그리고 모든 사회단체들이 앞서 이 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비 온 뒤에 땅은 더 굳어진다 하지 않은가. 그래도 우리에겐 아직 내일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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