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얼(우석병원 소아과 과장)

알레르기란 인체 내에 특정 물질이 들어왔을 때 면역계가 과민반응을 보이는 증상을 말합니다. 이 물질은 약품이 될 수도 있고 음식이 될 수도 있는데, 아이가 어릴수록 소화기관이나 면역계가 약하기 때문에 새로운 음식을 섭취했을 때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두드러기, 붉은 반점, 기침이나 설사를 하는 양상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유아기 때 이런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면 이 음식은 앞으로 절대 먹여서는 안되는 걸까요?
식품알레르기는 자세한 병력과 알레르기 피부시험이나 혈액검사로 식품 특이 항체를 확인함으로써 진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식품알레르기가 있는 것으로 진단이 됐다고 하더라도 평생 동안 그 식품을 먹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영유아기의 식품알레르기는 식품의 종류에 따라 3세 정도에 자연히 없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가장 흔한 원인인 우유나 계란 등이 그렇습니다. 우유 알레르기는 증상 시작 후 평균 9개월 정도가 지나면 반응이 감소하거나 사라진다고 합니다. 한 보고에 의하면 50%는 생후 1년에, 70%는 2년 이내에, 85%의 환자에서는 3세까지 자연 소실된다고 합니다.
계란 알레르기는 대부분 초등학교 진학 전까지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두 알레르기는 50%가 1년 후 67%에서 2년 후 소실된다고 보고됩니다.
따라서 알레르기가 있던 식품도 나이가 들면서 먹을 수 있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일정기간 원인 식품을 먹이지 않다가 서서히 먹여보는 방식으로 치료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런 식품알레르기가 지속되는 경우가 있는데, 진단 연령이 높을수록, 증상이 강할수록, 알레르기 피부반응성이 강할수록 더 잘 유도되며 개별 식품 항원에 따라 차이가 있어 오랜 기간, 혹은 평생 지속되기도 합니다.
특히 땅콩, 견과류, 생선, 갑각류, 조개류는 아동기 이후에도 소실되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식품을 먹지 않는 방법이나 다시 먹이는 시기 및 방법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검사에서 알레르기 원인 식품이라 하여 무조건 먹이지 않거나, 정확한 진단 없이 추측만으로 안 먹이는 것은 성장하고 발육해야 할 아이에게 영양결핍이나 발육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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