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는 해남군의 살림을 책임지는 자리라 주민들의 곁에 있어야 하고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결합돼야 한다. 주민들의 곁에 있으라는 의미는 군의 정책을 생산하고 관리하는데 주민들의 의견을 그만큼 반영하라는 의미이다. 결코 행사장에 나와 축사를 하거나 잔칫집에 얼굴을 내밀라는 의미는 아니다.
민선 들어 민간인들이 추진하는 각종 행사에 군수가 참석해 축사를 해야 권위가 서는 것이 관례가 돼 버렸다. 물론 해남의 대표 수장이니 예의상 초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크고 작은 일이 많은 군수가 사회단체의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생각해 봐야한다. 공무원들의 각종 교육에 나와 인사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4년 전 첫 당선됐을 때 박 군수가 약속했던 사항이 있다. 민원인들의 군수실 방문자제, 각종 행사참석 자제, 각종 주민숙원사업의 실과소 배정 등이다. 그러나 1선 임기 말, 군수실은 민원들이 찾는 장소가 됐고 각종 행사에 군수의 얼굴이 자주 내비쳐졌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이젠 아니다.
만남이 일상화된 현대인들에게 각종 행사는 삶의 일부가 됐다. 그러나 행사의 틀은 깨지지 않는다. 군수 축사, 군의회 의장 축사, 기념사, 격려사 등은 정말 고문이다. 정작 행사를 주체하는 회원들과 축하하러 온 하객들은 철저히 객으로 전락한다. 기관장만의 리그전이다. 행사의 틀을 과감히 깰 필요가 있다. 해남군의 대표 행사가 아니면 군수의 참석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군수가 참석하면 비서, 실과장, 담당계장, 담당공무원 등이 줄줄이 수행차 나선다. 담당부서는 군수의 축사도 써야 한다. 얼마나 행정력의 낭비인가.
민선 6기의 군수는 현장에서 일터에서 군민을 만났으면 한다. 일을 놓고 토론하고 경청하는 군수가 됐으면 한다.
각종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필요하다. 그래야 사회단체들도 이를 수용한다.
7월1일부터 박철환 군수의 재임이 시작된다. 박 군수는 선거공약으로 치유와 힐링의 해남을 표방했다. 각종 행사에서부터 힐링이 됐으면 한다. 틀을 깬 과감한 행사, 군수가 참석치 않아도 서로 즐기고 격려하는 행사 얼마든지 가능하다.
각 사회단체들도 군수의 참석요청을 자제했으면 한다. 이렇게 중요한 행사에 군수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볼멘소리가 아닌 군수가 참석하지 않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행사문화를 만들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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