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모이는 거리는 생기가 있다. 거리를 장식하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이 모이면 새로운 문화가 탄생한다. 또 문화가 있는 거리는 사람을 불러 모은다.
따라서 요즘 각 지자체들은 도시의 확장보다는 압축형 도시를 지향한다. 도시의 확장은 구 도심권의 공동화를 불러오고 사람들을 분산시킨다. 유럽 선진국의 도심은 자동차가 아닌 걷는 도로이다. 사람이 걷는 도로는 다양한 상권뿐 아니라 모이는 사람들 스스로가 문화를 생산하고 스스로 생산한 문화를 스스로 즐긴다.
작은 영화관이 다시 표류하게 됐다. 군의회가 해남군이 승인을 요구한 동초 옆 영화관 부지의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군의회의 작은영화관 장소 부결은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당초 해남군은 해남동초 인근 은혜소주방 옆 공터를 작은 영화관 장소로 선정했다. 부지매입이 빠르고 주차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었다.
어느 지자체든 시설을 건립하는데 있어 주차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늘어나는 자동차에 비해 도심 내에서의 주차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문제는 도심을 디자인할 때 자동차보단 사람이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
또한 영화관 하나만을 놓고 건립하려고 한다면 무조건 주차하기 좋은 외곽에 건립하면 된다. 그러나 영화관 건립은 확장형이어야 한다. 영화관으로 인해 주변 상권도 살고 사람들이 모이면서 문화를 생산하고 또 스스로 생산한 문화를 소비하는 거리, 젊음의 거리, 문화의 거리를 고려해야 한다.
이번 군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해남군은 국도비 6억5000만원은 반납해야 한다. 물론 어려운 살림살이에서 6억5000만원은 큰돈이다. 그러나 해남읍 도심 전체를 놓고 영화관 부지를 고려했다는 점에선 환영할 만 하다. 국도비를 볼모로 해남읍의 도심 디자인을 포기할 수는 없다.
현재 매일시장 현대화 사업과 해남군 청사 신축과 관련해 영화관 부지가 고려될 예정이다. 이러한 논의가 활발히 추진돼야 한다.
- 기자명 해남우리신문
- 입력 2016.09.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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