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성 홍(재경문내향우회 회장)

우수영을 민속예술촌으로 만들기 위한 학술대회가 지난 22일 우수영유스호스텔에서 열렸다. 이날 우수영에 전승되고 있는 남자들소리와 상여소리 등이 재현됐다. 재경문내 향우회 회원들은 1960년대 우수영에 전해지던 김금자째 ‘남생이 강강술래’를 선보였다. 남생이 강강술래를 선보이기 위해 서울에서 1회 연습을 했다. 그러나 어릴 적 선두를 따라 원을 그리며 놀았던 강강술래라 배우기 쉬웠고 신명이 더해졌다. 행사 당일 날 김금자 선생의 선창에 따라 우린 마음껏 뛰었고 행사 마지막 순간에는 우수영강강술래 단원들과 함께 손에 손을 잡고 우의를 다졌다.
우수영을 민속예술촌으로 만드는 것은 보물을 만드는 과정일 것이다. 그것은 주민들의 화합이 있어야 가능하다. 행정의 무리한 개입은 경계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해냈다. 그 짧은 기간에 재경문내 향우들이 뭉쳤고 고향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어렴풋이 알게 됐다. 해남군을 구성하는 14개 읍면 중 유일하게 재경문내향우회가 우수영 강강술래 선봉이 된 날. 우린 간절히 우수영에 남도민속학교가 세워지길 바란다. 우수영민속예술촌이 우수영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의 공간이 돼 글로벌한 명소로 떠오르길 기대한다.
어찌 한술에 배부르랴마는 한 걸음 한 걸음 우직하게 나아간다면 우리의 우수영은 경상좌수 부산보다, 경상우수 통영보다, 전라좌수 여수보다 차별화된 모습으로 서남해안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 남과 북을 거꾸로 놓은 지도처럼 망망대해로의 진출이라는 국가적 동력마저 확보할 원대한 비전을 가질 것이다.
김금자째 강강술래가 껍질을 벗고 '남생이 강강수월래'로 날개짓을 하며 수천 명도 아우르는 거대한 원무로 대한민국을 통합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기대를 갖는다.
시동은 이미 걸렸고, 1단으로 2단으로 3단으로 올리면서 뻥뻥 뚫린 고속도로를, 문내향우들이 시작해 해남향우회를 강강술래로 물들이고, 그 여세를 몰아 전국 방방곡곡을 강강술래로 물들이고 싶다. 처음에는 진양조로 ‘아주 느리게’ 가다가 점점 빨라지는 강강술래처럼 처음은 더디어도 결국은 모두의 힘으로 우수영을 일궈낼 것이다.
한복을 입고 고궁을 찾는 젊은 남녀들과 외국인들로 북적이는 덕수궁 안에서 관객과 손에 손을 잡고 하나가 되는 신명 나는 강강술래를 보여줘야 한다.
중독성이 강한 김금자째 '남생이 강강수월래'를 보면 누구든 손을 내밀 수밖에 없다. 그만큼 중독성이 강하고 신명이 난 강강술래다. 해남군청 앞 수성송에서 했던 남생이 강강술래를 하던 날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우리에게 사라져 버렸던 놀이, 그러나 우리 몸에 오롯이 체화돼 있는 놀이, 그것을 다시 불러내 우린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했다.
강강술래는 하나 됨이다. 이것이 통합이고 대한민국을 바로잡는 새로운 힘이다.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시대까지 8월이면 보름달 아래서 추수에 감사하며 손에 손을 잡고 소원을 빌며 '여울에 몰린 은어떼' 처럼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서' '달무리가 되어' 빙빙 원을 돌 듯 강강술래는 우리의 혼이었다.
정유재란 시 왜적의 침입으로 절멸의 위기에 선 조선을 구하고자 이순신 장군이 민초들과 병사들에게 산을 돌게 했다는 강강술래, 지금이라도 또 다른 이순신이 돼 화목과 통합의 덕목인 강강술래를 살려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문내 향우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위대한 여정의 발걸음을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의 앞길 또한 전도양양할 것이다.
우리는 분명 하나가 됐다. 강강술래가 빠르게 빠르게 자진모리로 향해가며 팽팽해진 에너지를  '청어엮기'와 '덕석말기', '남생아 놀아라'로 진화하듯 우리도 수신(修身)이 제가(齊家)를 통해 충만하게 결집된 에너지를 동북아에서부터 평천하(平天下)를 이룰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한민족을 세운 단군이 받든 하늘의 뜻일 것이며 백의민족의 사랑하는 마음을 널리 퍼뜨려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사상을 전파하는 길일 것이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를 우리의 강강술래가 만들어 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뛰자  뛰자 뛰어나보자 강강수월래 욱씬욱씬 뛰어나보자 강강수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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